“24점 맹활약”…이현중, 압도적 리더십→카타르전 승리와 반전 드라마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체육관에는 경기 시작부터 특별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표팀의 '에이스' 이현중은 정확한 슛과 안정된 리드로 드디어 아시아컵 첫 승의 주역이 됐다. 24점 7리바운드의 기록을 남긴 그의 활약을 따라, 농구팬들의 응원과 박수는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8일 열린 2025 FIBA 아시아컵 A조 2차전에서 카타르를 97-83으로 제압했다. 경기 내내 안준호 감독이 내세운 압박 수비와 빠른 트랜지션은 효과를 발휘했다. 초반부터 한국의 선수들은 치밀한 움직임과 집중력을 보여줬고, 빠른 패스와 스페이싱으로 카타르 수비를 흔들었다.

1쿼터는 접전 양상이었지만, 여준석이 공격을 주도하며 전반에만 22점을 올렸다. 이정현과 유기상 역시 결정적인 순간마다 볼 배급과 득점으로 박자를 맞췄다. 하윤기와 이승현 등 빅맨 라인은 카타르와의 리바운드 싸움에서 대등함을 보이며 팀에 힘을 더했다.

특히 4쿼터 승부처에서 이현중의 클러치 능력이 빛났다. 연속 득점으로 카타르의 따라붙는 흐름을 차단하며 사실상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그의 24점 7리바운드는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팀 내 최상위 기록이었다. 가드진은 브랜던 굿윈을 끈질기게 막아내 카타르의 주요 공격 루트를 틀어막았다.

경기 후 안준호 감독은 “압박 수비와 속공이 잘 통했고, 리바운드에서도 카타르와 나란히 가 긍정적이다”라고 평가했다. 감독은 또 “이현중과 여준석의 눈부신 활약에 이정현, 유기상 등 모두가 제 몫을 다해 팀이 주도권을 가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 앞선 호주와의 경기에서 36점 차 대패를 경험했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 14점 차 반전 승리를 만들어냈다. 이로써 마지막 레바논전을 앞두고 A조 2위 싸움에 다시 불씨를 지피게 됐다.

여준석은 전반에만 22점을 넣은 후 무릎 보호 차원에서 후반에는 휴식을 취했다. 안준호 감독은 “여준석의 무릎 상태는 괜찮을 것 같다”며 향후 경기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우리 농구의 색깔 그대로, 다음 경기에도 리바운드 균형과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루를 견디는 손, 조용히 담아낸 승부의 그림자, 그리고 다시 찾은 팀의 자신감. 대표팀의 희망은 경기장의 열기 속에서 깊게 자리했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보여준 땀의 순간들은 2025 FIBA 아시아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레바논전에서 또 한 번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