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 투병 이후 처음 밝힌 눈빛”…소유미와 부녀의 울림→진심의 순간 담다

바쁘게 트로트 무대만을 지키던 소명에게 어느 순간 삶의 무게가 찾아왔다. 오랜만에 마주한 부드러운 불빛 아래 소명과 소유미 부녀의 표정에는 지난 시간의 아쉬움과 오래 숨겨왔던 진심이 조심스럽게 번졌다. 트로트의 열기 뒤편으로 가족과의 소중한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소명의 눈 속에는 잊고 지낸 시간에 대한 미안함과 뒤늦은 깨달음이 깊게 잠겼다.

소명은 악성 종양 투병을 처음으로 솔직하게 고백했다. 매일같이 무대의 빛을 좇던 ‘빠이 빠이야’의 주인공이었지만, 병마는 갑작스럽게 삶을 멈춰 세웠다. 1년에 걸친 긴 투병과 치료의 시간 속에서 그는 “사람이 산다는 게 허망하게 끝날 수 있겠구나”라고 털어놓았다. 이 짧은 한마디에는 숱한 무대를 뛰어넘는 조용한 깨달음이 배어 있었다.

투병 과정을 함께 견뎌낸 소유미는 일본 두 번째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있었다.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딸 곁에서는 이번에는 소명이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섰다. 전단지와 풍선을 손에 든 채 거리로 나서는 소명의 모습엔 관객이 다섯 명뿐이라는 현실 앞에서 느끼는 부성애의 흔들림도 비쳤다. 함께한 늦은 저녁 자리에서 소유미는 “처음으로 여행에 온 것만 같다”고 천천히 속마음을 내보였다.

그러나 소유미는 한편으로는 “한 번도 함께 여행을 간 적 없다”며 아버지 부재의 시간을 되짚었다. 소명은 오랫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자신의 선택을 되돌아보며, 이제야 가족의 소중함을 진심으로 느끼게 됐음을 고백했다. 소유미는 아버지의 아픈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병마 앞에서 비로소 가족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절실하게 느꼈다. 실제로 소명의 건강은 간발의 차로 큰 위기를 피한 것이었고, 소유미는 조마조마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깊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함께 맞잡은 손끝에서 서로의 마음이 흘러가는 시간이 점점 늘어났다. 늦었지만, 아버지와 딸이 오랜 세월 쌓인 감정을 조금씩 꺼내놓으며 맞바라는 미소는 특별했다. 소명과 소유미의 부녀가 새로이 써내려가는 가족 이야기는 보는 이들에게도 긴 여운을 남긴다. 살아남은 진심은 노래처럼 울렸고, 이제 두 사람이 보여줄 변화가 기대를 모은다. 이들의 진솔한 가족 이야기는 17일 화요일 밤 10시 TV CHOSUN ‘아빠하고 나하고’를 통해 그 긴 울림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