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고래 노래”…아미 환호에 물든 페스타 현장→여름 한가운데 신비한 파동
바다를 닮은 푸른 조형물 옆, 환하게 빛나는 수많은 얼굴이 하나의 꿈을 품은 채 모였다. 방탄소년단이 데뷔 12주년을 맞아 일산 킨텍스와 그 주변을 페스타의 무대로 삼자, 아미들은 깨끗이 닦은 아미밤을 높이 들고 벅찬 감정을 나눴다. 고요히 바람길을 가르는 고래 조형물 아래에서, 서로의 마음은 말없이 전해지고, 사방을 감싼 음악의 파동처럼 위로는 잔잔히 번져갔다.
방탄소년단과 고래의 인연은 오래전부터 이어졌다. 2015년 ‘화양연화 pt.2’ 수록곡 ‘웨일리언 52(Whalien 52)’에서 처음 등장한 외로운 52Hz 고래에 멤버 RM, 슈가, 제이홉, 하이브 방시혁 의장, 피독 프로듀서가 힘을 더하며 자신들의 외로움과 희망을 담았다. 세상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는 노래조차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고, 아미들은 그 파동에 깊이 공명했다.

정국은 “우리 이야기라 더 애착이 간다”며 ‘웨일리언 52’에 녹아든 멤버들의 진심을 밝힌 바 있다. 2020년 발표된 ‘위 아 불릿프루프 : 더 이터널’ 속 고래의 날카로운 선율은, 일곱 멤버의 연대와 시련 너머 피어난 신뢰, 그리고 전 세계 아미와의 초월적 연결을 상징했다. 무대 위에도, 노래 사이에도 고래의 이미지는 계속해서 등장하며 진심을 노래했다.
현장에서 팬들은 새벽부터 줄을 섰고, 각자의 국적과 언어를 넘어 같은 노래로 하나가 됐다. 군복무 중이거나 각기 다른 장소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RM, 뷔, 지민, 정국의 빈자리는 더욱 그리움을 자아냈지만, 웨일 포토존과 대형 아미밤 앞에 선 아미들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그 간극마저 채웠다. 일본·브라질 등 세계 곳곳에서 날아온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노래는 외로움을 잊게 한다”며 눈가에 웃음을 띄웠다.
특히 RM은 신형철 평론집 ‘정확한 사랑의 실험’의 서사를 빌려 “정확하게 사랑받고, 정확하게 사랑하고 싶다”는 소망을 팬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비록 완벽히 닿을 수 없어도, 근사치의 온기와 진심만으로도 서로의 마음이 데워지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는 응답을 얻는다. 페스타 현장에 모인 아미와 방탄소년단이 동시에 확인한 이 따뜻함은, 말없는 응원과 눈빛, 그리고 음악의 여운으로 깊이 남았다.
대기줄 끝까지 펼쳐졌던 설레는 표정, 손등 위에 새겨진 자그마한 보랏빛 약속, 그리고 강인하면서도 고요한 고래의 노래가 더해지며 이번 페스타는 여름 한복판에서 마주한 작은 기적으로 남았다.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함께 떠올린 파동처럼, 모든 이의 내일이 수평선 너머로 이어지기를 응원하는 마음이 따듯하게 환히 번졌다.
방탄소년단의 12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페스타는 일산 킨텍스 일대에서 개최됐으며, 국내외 다양한 팬층이 현장을 가득 메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