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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성과에 국회가 응답해야”…더불어민주당, 후속지원 특위 설치 선언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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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공방이 다시 격화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둘러싼 평가와 후속 조치, 반도체 투자와 인공지능(AI) 협력 성과를 놓고 충돌 양상을 띠고 있다. 한미 관세협상ㆍ투자 유치 등 주요 외교 결실을 두고, 민주당 지도부는 “국회가 응답해야 한다”며 당 차원의 특위 설치와 입법·예산 지원을 시사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주 APEC이 역대급 성과를 내며 막을 내렸다”며 “APEC 및 관세 협상 성과 후속 지원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국민에게 성과가 알려지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은 정부와 함께 대미 투자 관련 특별법을 준비하고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한미 관세협상, 한중 회담, 투자 유치 등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가 결과를 만들었고, 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했다”며 “외교로 열린 길은 국회 입법과 예산으로 완성될 때 실질적 성과가 된다”고 덧붙였다. 전현희 최고위원도 “이제 국회가 국민주권정부의 외교 성과에 답해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와 관련해 국민의힘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엔비디아가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 정부와 국내 기업 4곳에 최신 GPU 블랙웰 26만 장을 공급하기로 한 사실을 언급하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의 ‘GPU 5만 장 확보 공약’을 과소평가했던 여당을 정면 비판했다.

 

정청래 대표는 “대선 때 GPU 5만장 확보를 약속한 이 대통령을 향해 공허한 숫자놀음이고 실현 불가능한 공약이라고 했던 (국민의힘의) 비난에 보란 듯이 26만 장을 확보했다”며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한국 AI 저력을 인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삼성전자 임원이던 국민의힘 양향자 전 의원은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의) AI 공약을 빈 깡통이라며 공약서를 찢었고, 나경원 의원은 ‘GPU 5만개 확보는 불가능하다’고 했다”며 “비전과 능력이 없으면 입이라도 무거웠으면 지금 부끄럽고 창피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아직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으나, 여권 일각에서는 지나친 외교 자화자찬과 실적 부각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제 여론도 감지된다. 일각에선 “APEC 실익이 얼마나 국내 산업 생태계와 일자리로 이어질지 냉정평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난해 반도체법 처리 등과 유사하게, 이번 성과 역시 국회 내 특별위원회와 입법·예산 지원이 적시에 이뤄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후속조치 속도를 높일 방침인 반면, 여야 간 대립 구도와 세부 쟁점들은 차기 정기국회에서 본격 부각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날 국회는 경주 APEC 정상회의의 외교·경제 성과를 둘러싸고 입장차를 드러냈으며, 민주당의 후속 지원 특별위원회 설치와 입법·예산 지원 추진으로 여야 간 후속 논쟁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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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정청래#엔비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