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우 한방에 흔들린 균형”…롯데, LG에 2-0 승리→40일 만에 다시 2위
마음까지 짙게 젖어오던 사직야구장의 저녁, 침묵을 깨운 건 단 하나의 방망이 소리였다. 오랫동안 이어진 0의 균형이 전준우의 방망이에서 무너졌다. 초조함과 기대가 뒤섞인 순간, 롯데 자이언츠는 다시 2위란 이름을 되찾았다.
2025년 7월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맞대결은 시종일관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롯데 선발 투수 이민석은 6과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으로 커리어 최고 이닝을 소화하며 팀에 안정감을 안겼다. 반면 LG 손주영 역시 6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견고하게 틀어막았고, 롯데전 무실점 행진을 27이닝까지 늘렸다.

양 팀은 8회까지 득점 없이 팽팽함을 이어갔다. 승부는 8회말, 롯데의 집요한 주루와 집중력에서 갈렸다. 선두타자 장두성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LG 포수 박동원의 송구 실책이 더해지면서 무사 1, 2루. 박승욱과 김민성의 희생번트가 이어지며 1사 2, 3루 기회가 찾아왔다. 이어 빅터 레이예스가 고의사구로 걸어나가자, 전준우가 LG 마무리 유영찬의 슬라이더를 응축된 힘으로 받아쳐 3루수 옆을 뚫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LG는 마지막 9회초, 박동원의 볼넷과 오지환의 안타로 1사 1, 2루에서 동점 기회를 노렸다. 그러나 천성호가 우중간에 띄운 타구를 우익수 김동혁이 정확한 홈 송구로 박동원을 아웃시켜 위기를 넘겼다. 관중석에선 안도의 환호가 쏟아졌다.
경기 후 전준우는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중요한 타구가 나와 기쁘다.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이날 사직구장에는 2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모여 롯데의 재도약을 애타게 응원했다.
이번 승리로 롯데는 40일 만에 45승 35패 3무, 공동 2위 자리를 다시 차지했다. LG와도 같은 승패를 기록했지만 승률에서 앞섰다. 선두 한화 이글스 또한 NC 다이노스와 7-7 무승부를 기록해 순위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롯데와 한화의 격차는 1.5경기 차로 좁혀졌다.
한여름 사직구장의 짙은 습기와 환호, 선수들의 투지가 오롯이 묻어나는 밤이었다. 롯데는 5일 시작되는 주말 3연전을 통해 선두 추격에 한층 힘을 실을 전망이다. 후반기에 돌입한 KBO리그 순위 판도는 이제 더 예측할 수 없게 달아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