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임명에 여야 초월한 결단”…국정원장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안보 공백 위기 막아낸 국회
격랑 속으로 휩쓸리는 국제정세와 한반도의 불안이 무게감 있게 드리워진 하루, 이종석국정원장이 국회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쳐 이재명정부의 첫 핵심 인선으로 서게 됐다. 예민하고 첨예하게 갈릴 수 있었던 여야의 시선은 국가안보 앞에서 비로소 한 방향을 바라보았다. 정보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보고서 채택이 이뤄진 이 장면은, 정치적 유불리조차 거스를 만큼 안보 공백의 우려가 크다는 시대정신의 울림을 남겼다.
23일 국회 정보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이종석국정원장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로써 이종석 국정원장은 이재명정부 들어 처음 공식 통과한 인사청문 인사로 기록됐다. 불과 며칠 전인 지난 19일, 네 시간에 걸친 청문회에서는 그의 대북관과 안보인식, 외교 노선 전반에 걸쳐 깊은 검증의 시간이 이어졌다. 야당 내부에서 일찍이 제기됐던 일부 우려 역시, 국제적 안보 위험이 현실화된 상황 앞에서 협치와 절충의 미덕으로 덮였다.

정보위 채택의 이면에는 그만큼 내외부 위험이 고조된 현실이 있었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스라엘-이란 간 전면전 가능성, 에너지 수급 불안,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복합위기 앞에서 국정원장 공석은 남일이 아니었다.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에너지와 금융 불안이 국가안보와 직결된 현실을,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정보기관 수장의 공백이 가져올 위기를 나란히 경고하며 임명 타당성을 강조했다.
이종석국정원장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나와 참여정부에서 통일부 장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한반도 안보정책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그는 “글로벌 안보·경제 복합위기에 국정원의 역할과 책임이 더 무겁다”며, “흔들림 없는 평화구축”을 사명으로 내세웠다.
인사청문 절차는 녹록치 않았다. 한 차례 보고서 채택이 보류될 만큼, 이종석국정원장의 정치 성향과 남북 문제에 대한 접근을 놓고 여야가 극명하게 맞섰다. 그러나 안보공백 위험이 논쟁의 벽을 녹였고, 최종적으로 협치와 신속한 임명이 이뤄졌다. 정보위원회는 이 같은 결정의 힘이 오는 26일 이스라엘-이란 전쟁, 미국의 이란 공습 등 굵직한 안보 현안들을 논의하는 차후 정책실행 기반이 될 것임을 내비쳤다.
정치권 안팎은 변화된 글로벌 질서에 적극 대응하는 국정원장의 역할, 그리고 관성을 벗어난 전략적 변화 가능성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다. 경험과 실용주의가 함축된 이종석국정원장의 존재는 조직 쇄신과 리더십 변화를 견인할 첫 걸음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청문보고서 채택은 정파를 뛰어넘은 결단이 한 시대의 안보 무게를 감당한 순간이었다. 국정운영 시계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만큼, 임명 이후 국가정보원의 변신과 이재명정부의 안보 정책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앞선 인사검증 경험을 토대로, 복합 위기 시대에 부합하는 정보력과 대응정책 논의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