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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란 핵심시설 공습 단행”…중동 전역 일촉즉발 위기 고조→미국은 중립 지켜 긴장 확산
국제

“이스라엘, 이란 핵심시설 공습 단행”…중동 전역 일촉즉발 위기 고조→미국은 중립 지켜 긴장 확산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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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하늘을 가르던 불길과 연기는 이란의 심장 테헤란을 단숨에 뒤흔들었다. 6월 13일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과 군사 거점, 혁명수비대 지휘부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했다는 소식이 퍼지자, 중동의 공기는 한순간에 무거운 침묵으로 변했다. 이제 세계는 중동의 검은 격랑 한가운데서 전면전의 문턱에 서 있게 됐다.

 

이스라엘은 오래 전부터 이란의 급격한 핵무장 움직임과 적대정책을 실존적 위협으로 바라보았다. 최근 이란의 핵우라늄 농축 강화는 이스라엘 지도부의 심기를 건드렸고, 네타냐후 총리와 군 수뇌부가 심사숙고 끝에 꺼내든 카드는 결국 ‘공격’이었다. ‘일어서는 사자’ 작전의 은밀하고 치밀한 실행 아래, 이란 핵시설과 군핵심 인사들이 집중적으로 타격을 입으며, 혁명수비대 사령관 호세인 살라미가 사망했고, 참모총장 바게리 역시 소식이 불확실한 상태에 처했다.  

이란 테헤란에서 발생한 폭발로 인해 화염과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 연합뉴스
이란 테헤란에서 발생한 폭발로 인해 화염과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 연합뉴스

공습 후 테헤란 거리에는 불줄기와 검은 연기가 어둠을 가르고 하늘로 치솟았다. 이란은 핵시설 피해와 수뇌부 암살에 격노하며, 이를 명백한 레드라인 침범으로 규정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가혹한 보복을 다짐하고 있으나, 이란의 군사력조차 하마스, 헤즈볼라, 시리아 내 연계 세력의 약화로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텅 빈 미사일 기지와 손상된 방공 시스템, 이전 보복 공습마저 번번이 좌절된 기억은 이란 리더십의 고뇌를 더욱 깊게 한다.

 

이스라엘의 결정은 국제사회에도 격한 파문을 던지고 있다. 미국은 공식 개입을 부인하며 한발 물러선 가운데, 이스라엘 내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위기와 조기 총선 전망에 몰리자 정치적 돌파구로 공습을 밀어붙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 의회가 해산안 표결로 정국 혼란을 넘어섰음에도, 불안정한 내정은 여전하다.

 

이란의 보복 의지는 분명하지만, 현실적인 선택지는 극도로 제한적이다. 연달아 타격을 입은 미사일 기지와 방공망의 결함, 그리고 국제원자력기구 결의 이후 쏟아지는 세계의 시선. 미사일·드론 공격 외엔 뚜렷한 대응 수단이 없는 가운데, 만약 실질적 군사보복이 무위로 돌아간다면 이란은 내외적으로 더욱 큰 고립과 동요에 직면할 전망이다.

 

중동은 지금 위태로운 정적과 긴장 사이에 있다. 전문가들은 언제라도 한발의 실수가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는 순간이라 경고한다. 미국의 대응, 국제사회의 압력, 현장 군사력의 균형―이 모든 변수가 맞물린 가운데 이스라엘과 이란, 그리고 그 주변국들은 예측불허의 시간 속에서 숨을 죽이고 있다. 이번 공습의 여운은 중동을 넘어 국제정세 전반을 장기적으로 흔들 것임이 분명해져 가고 있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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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네타냐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