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언더파 선두권 진입”…김민수, 아마추어 돌풍→한국오픈 첫날 공동 4위
티잉 그라운드에 선 김민수의 눈빛은 초여름 바람만큼 단단하게 빛났다. 10대 아마추어 골퍼의 용기와 집중력이 고요한 초원 위를 가르는 순간, 라비에벨 컨트리클럽을 둘러싼 기류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김민수는 큰 경기에 내던진 첫 발끝에 자신의 꿈을 실었다.
22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듄스 코스에서 치러진 제67회 코오롱 한국오픈 1라운드. 김민수는 3언더파 68타, 공동 4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날 그는 네 차례의 버디와 한 번의 보기로 흔들림 없는 경기를 펼쳐 현장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82센티미터, 88킬로그램의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 능력, 안정된 쇼트 퍼팅까지 겸비하며 아마추어답지 않은 성숙함을 보였다.

국내 골프 최장수 메이저로 손꼽히는 한국오픈에서 아마추어의 우승은 2001년 김대섭 이후 26년간 없었다. 그 오랜 벽을 김민수의 활약이 다시 흔들고 있다. 그는 “바람이 약해 득을 봤다. 오늘 경기는 80점, 중요한 순간 작은 실수로 20점을 빼고 싶다”고 밝히며 부담감을 덜어내기도 했다.
최근 허정구배 등 굵직한 국내 대회를 석권한 김민수는, 아마추어 랭킹 1위에 오른 실력파다. “롤모델 없이 자라, 언젠가 로리 매킬로이조차 넘어서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그의 각오에는 남다른 자신감이 배어 있다. 현장에서는 10대 선수가 보여주는 대담한 플레이에 찬사와 응원이 쏟아졌다.
아직 3라운드가 남아 있는 가운데, 김민수와 선두와의 격차는 3타 차에 불과하다. 아마추어가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르는 특별한 신화가 시작될 수 있을지, 팬들은 새로운 역사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경쟁과 긴장, 그리고 자신만의 리듬을 간직한 채 홀을 나서는 소년의 뒷모습은 이 계절의 빛처럼 투명했다. 코오롱 제67회 한국오픈의 향방은 여전히 안개 속이지만, 김민수가 남긴 발자국은 이미 많은 이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대회는 앞으로 사흘간의 여정을 이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