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연결 통로 표준화”…카카오, MCP 플랫폼 첫 공개로 생태계 확장
MCP(모델 콘텍스트 프로토콜) 기술이 국내 AI 산업 협업 구조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카카오는 에이전틱 인공지능 서비스 외부 확장 및 생태계 활성화를 목표로 국내 첫 MCP 기반의 개방형 플랫폼인 ‘플레이MCP’ 베타 버전을 13일 공식 오픈했다. 업계는 이번 플랫폼 공개를 ‘AI 모델-외부 시스템 연계 플랫폼 표준화 경쟁의 신호탄’으로 평가하며, 국내 개발자 협업 생태계에 새로운 분기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MCP는 AI 모델이 외부 데이터, 디지털 도구 등과 통신할 수 있도록 하는 표준 데이터 전송 규약이다. 쉽게 말해 ‘USB 포트’처럼 AI가 다양한 서비스를 쉽고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 프로토콜은 카카오톡, 톡캘린더, 카카오맵, 선물하기, 멜론 등 실제 생활 서비스와 연계 실험에 이미 적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하나의 AI 서비스 내에서 여러 업무를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각 서비스별 전환이 필요했지만, MCP 구조로 통합·자동화 경험이 가능해진 것이다.

플레이MCP 플랫폼은 오픈형 구조를 적용, 개발자 누구나 카카오 계정으로 MCP 서버를 등록하고 새로운 도구와 서비스를 실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자신이 만든 MCP뿐 아니라 다른 개발자의 MCP와 도구를 자유롭게 연동·테스트할 수 있는 점이 기존 ‘폐쇄형’ AI 개발 프레임과 차별화된다. 특히 이번 플랫폼은 에이전틱(Agentic) AI, 즉 사용자의 복잡한 목적을 스스로 이해·수행하는 지능형 AI 구현을 위한 기술적 토대를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캘린더 예약, 선물 추천, 지도 검색 등 수요자 요청을 AI가 외부 도구를 경유해 자동 처리할 수 있다.
이 같은 MCP 표준화·개방 전략은 기조적으로 오픈AI, 구글 등 글로벌 테크기업이 추구하는 자동화 플랫폼 바운더리 확대 흐름과도 닮았다. 글로벌 시장에선 이미 ChatGPT 플러그인, 구글의 함수형 AI 확장 등 유사한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개발자 친화적 API 개방, 실사용 도구 다변화의 ‘AI 생태계 중심축’ 쟁탈전이 치열하다.
반면 국내에서는 이번 카카오의 행보가 최초 사례이며, 향후 개방형 규약 기반 AI 서비스 확장 속도에 따라 경쟁 구도 변화도 예상된다. 데이터/개인정보 연동, 적정 인증 절차 등 실사용 상의 규제 과제와 표준화 논의 또한 본격화될 전망이다.
유용하 카카오 AI에이전트플랫폼 성과리더는 “AI가 사용자의 의도를 깊이 이해하고 필요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며 “플레이MCP는 카카오 안팎의 개발자들이 에이전틱 AI의 기획, 실험, 실행을 통합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플레이그라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지, 산업 구조 전환과 규제·제도 변화가 어떠한 속도로 맞물릴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