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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엔비디아 앞둔 긴장감 고조”…연준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에 3대 지수 하락→AI 투자심리 촉각
국제

“뉴욕증시, 엔비디아 앞둔 긴장감 고조”…연준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에 3대 지수 하락→AI 투자심리 촉각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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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밤거리를 감도는 차가운 긴장감처럼, 28일 장을 마친 뉴욕증시는 투자자들의 복잡한 셈법과 섬세한 심리가 뒤엉킨 나른함 속에서 3대 주요 지수를 내리그으며 숨을 고른 채 정적에 잠겼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4.95포인트 떨어진 42,098.70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 S&P500지수는 32.99포인트 내린 5,888.55로, 나스닥종합지수는 98.23포인트 하락한 19,100.92로 거래를 마감하며, 시장에 내려앉은 불안의 색채가 짙어졌다.

 

시장은 거대한 파도의 전조처럼,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 발표에조차 깊게 귀를 기울였다. 발표 전까진 기대와 경계, 그리고 전일의 급등 피로감이 겹겹이 쌓여 매도세로 이어졌고, 미국이 반도체 설계 기술의 대중국 수출을 추가로 제한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도 투자심리를 한층 압박했다. 그러나 장이 마감된 채 불이 꺼진 거래소 밖에서, 엔비디아는 시장의 기대를 실로 소폭이나마 넘어서며 분기 주당순이익 0.96달러, 매출 441억 달러라는 실적을 내놓았다. 이 소리에 시간 외 거래장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다시 한 번 3% 안팎의 반등을 시도했다.

뉴욕증시, 엔비디아 실적 경계에 3대 지수 하락…S&P500 0.56%↓
뉴욕증시, 엔비디아 실적 경계에 3대 지수 하락…S&P500 0.56%↓

동시에 5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내면의 불안을 드러냈다. 연방준비제도(연준) 내 위원들은 성장과 고용 둔화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남아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언급했고, 실무진들마저 경기 침체와 위험 가능성이 현실 가까이 다가왔다고 진단했다. 이에 시장은 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 아래서 방향성을 탐색하다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이날 하락의 기류는 업종 전반을 타고 흐르며, 소재·에너지·유틸리티 업종에는 1%가 넘는 하락세가 깃들었다. 흔히 '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며 시장을 견인해온 대형 기술주조차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극명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투자자들은 당장 내딛는 걸음을 미루며 확신보다는 관망을 택했다.

 

종목별로는 미국 의류업체 애버크롬비앤피치가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으로 14% 상승하며 도드라졌다. 반면 메이시스는 조정된 EPS 전망치 하향의 그늘에서 약보합에 머물렀다. 변동성 지수 또한 소폭 오르며 앞으로의 파장에 대한 예민한 촉수를 드러내고 있었다.

 

UB뱅크 톰 하인린 선임 투자 전략가는 기업 이익의 핵심은 소비와 투자임을 강조하며, 엔비디아가 가늠자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CME 페드워치 자료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7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이 75.6%로 집계되는 등 시장은 새로운 정세의 도래를 조심스레 주시하고 있다.

 

시장의 단기적 관심은 이제 AI와 반도체 업종, 그리고 연준의 정책을 둘러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앞으로 투자자 심리에 어떤 결을 새길지에 쏠릴 수밖에 없어졌다. 미국 금융시장이 보내는 밤의 메시지는, 불확실성이 깊어진 지평 너머에서 또 한 번의 도약을 품고 맥동하는 거대한 전운을 암시한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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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엔비디아#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