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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부부 인형, 수천만 원 경매”…전 세계 수집 열풍 심리 배경은
사회

“라부부 인형, 수천만 원 경매”…전 세계 수집 열풍 심리 배경은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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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완구 기업 팝마트의 ‘라부부(Labubu)’ 인형이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베이징의 한 국제 경매에서는 한정판 라부부 인형 한 점이 약 2억 원에 팔렸고, 각종 한정판 인형은 중고 거래 시장에서 수십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팝마트는 홍콩 출신 아트토이 작가 룽카싱이 디자인한 라부부 인형으로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다. 북유럽 숲의 엘프에서 영감을 받은 이 인형은 토끼를 닮은 큰 눈과 긴 귀, 9개의 뾰족한 이빨이 특징이다. SNS 및 동영상 플랫폼에는 구매 후 박스를 여는 '언박싱' 영상이 수백만 뷰를 기록할 정도로 유행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출처: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집 열풍의 배경에 경제 및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다고 진단한다. 임상 심리학자 트레이시 킹은 “라부부 수집 열풍은 사회적 불확실성과 정서적 고립에 대한 반응”이라며, 소장 자체가 의례적 경험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심리학자 다니엘 글레이저 역시 “팬데믹과 경기 침체 속에서 성장한 세대는 경제적 안정감이 부족해, 더 빠르고 쉽게 얻을 수 있는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 다른 전문가는 라부부 같은 컬렉션이 현실 상황에 대한 회피이자, 과도한 지출이나 집착 위험성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경매 시장에서의 고가 낙찰, 중고 거래 시장의 과열, 소비 행태 변화 등은 현대 사회의 불안과 연결된 현상으로 해석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지나친 수집은 일시적 만족에 그칠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부담을 키운다”며 “개인의 소비 패턴 점검과 사회적 공동체 내 심리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라부부 인형 열풍은 단순 취미를 넘어 현대인의 정서적 결핍과 사회적 구조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후속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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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부부#팝마트#트레이시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