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라인업 제외”…구자욱, 삼성전 타격 특훈→컨디션 회복 집중
담담히 내려놓은 방망이 앞에 책임감이 먼저였다. 구자욱은 잠시 벤치에 앉기로 결정하며,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선택을 했다. 그 마음은 타격 훈련장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2025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졌다. 이날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은 선발 라인업에서 일시적으로 제외됐다. 팀의 중심 타자인 구자욱은 특별한 부상 없이, 본인의 요청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이 하루 동안 타격 훈련에 집중하고 싶다고 얘기했다"며 그의 결정 이면에 담긴 책임감을 전했다. 이어 "주장으로서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컨디션을 되찾을 시간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날 구자욱은 경기장 공식 훈련 대신, 실내 타격장에 머물며 여러 차례 방망이를 돌렸다.
구자욱은 지난 시즌 0.343의 타율과 33개의 홈런, 115타점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올 시즌 들어 52경기에서 타율 0.255, 홈런 9개, 34타점에 머물며 아쉬움을 남겼다. 3월 이후 월간 타율이 0.250대를 넘지 못하자, 구자욱 스스로 타격 폼과 심리적 컨디션 점검에 무게를 뒀다.
이에 구자욱은 자발적으로 선발 출전에서 빠지며, 하루 동안 타석 대신 집중 훈련을 택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반에 상황이 맞으면 대타로 투입할 수도 있다"며 융통성을 내비쳤다.
한편, 삼성은 골반 통증으로 잠시 이탈했던 주전 유격수 이재현이 선발로 복귀했다. 박진만 감독은 "이재현이 3일간 충분히 쉰 덕분에 몸 상태가 좋은 편"이라며 기대를 전했다.
무릎 부상으로 재활 중이던 박병호 역시 이날 SSG 2군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나서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박 감독은 "박병호는 컨디션만 받쳐주면 시즌 30홈런도 노릴 수 있는 타자"라고 말하며 복귀 이후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삼성 라이온즈는 롯데전 결과와 무관하게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을 철저히 관리하며, 남은 시즌의 반전을 준비 중이다. 구자욱·이재현·박병호 등 핵심 선수들이 제 기량을 회복할 경우, 선두권 추격전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아쉬움 너머, 한 걸음 물러난 자리에서 응집하는 시간. 프로야구의 계절은 늘 준비된 자에게 기회를 건넨다. 삼성은 이날을 기점으로 시즌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준비를 마쳤다. 2025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 후반 일정은 다시 역동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