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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대전환, 생존의 절체절명 시기”…이재명 대통령, 슈퍼예산 국회에 정면 설득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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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갈등과 여야 대치 속에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슈퍼예산’의 당위성을 국회 시정연설에서 역설하며 AI 집중투자를 통한 국가 생존전략을 제시했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둔 여야가 신경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측 대거 불참으로 본회의장이 텅 빈 채 치러진 시정연설 장면이 오늘 정국의 고조된 긴장감을 상징했다. 예산안 처리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직접 설득 행보가 신속 처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정오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시정연설에서 "불법 계엄 여파로 심화한 민생경제 한파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5개월 비상한 각오로 임했다"며 “지금 경제는 위급상황을 벗어났으나, 국제 무역질서 재편과 AI 대전환의 파도 앞에 절체절명의 생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예산안은 728조 원 규모로 올해보다 8.1% 증가해 역대 최대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AI 및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라는 ‘성장과 대비의 예산’이라 강조했다. "AI 시대는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진다"며, AI 관련 예산을 올해 대비 3배 이상인 10조 1천억 원으로 대폭 늘리고, 5년간 6조 원 규모 피지컬 AI 육성, 국가 GPU 확보, 35조 3천억 원 역대급 R&D 투자 방침을 발표했다. 그는 "세금에는 국민의 땀과 눈물이 배어있다. 꼭 필요한 곳은 과감히 투자, 불필요한 예산은 최대 규모로 삭감했다"고 덧붙였다.

 

사회 안전망 측면에서는 취약계층 보호의 국가 책무를 거듭 천명했다. 생계급여, 장애인 일자리, 소상공인 지원, 아동수당·청년 미래적금 확대 등 양극화·불평등 해소 대책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국방예산은 8.2% 증가한 66조 3천억 원으로 편성되며, "국방을 외부에 의존한다는 것은 국민적 자존심"이라며 자주국방·한반도 평화구상도 언급했다.

 

APEC 정상회의·한미·한중 정상회담 성과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관세 협상 타결로 자동차,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했고, 한중관계도 전면 회복의 계기를 마련했다"며 "영혼까지 갈아넣었다"고 표현했다. 이어 “국익 중심 실용외교로 국격을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 본회의 불참 속에 초당적 협력의 메시지를 거듭 강조했다. 연설 시작과 함께 빈 의석을 바라본 이재명 대통령은 "허전하다"고 토로했고, 끝으로도 "여야 입장차는 있어도, 국민과 나라 위한 진심은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며 “2026년 예산안이 법정기한 내 신속히 확정되길 기대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여야는 이날 대치 정국을 재확인했다. 집권 여당은 예산안 편성과 AI 투자 방향을 비판하며 직권상정 가능성까지 시사했고,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적극적인 예산 설명과 대승적 협조를 촉구했다. 사회 각계는 대규모 재정 확대와 동시에 심사·투명성 강화 필요성도 거론하며 이견을 노출했다.

 

정치권은 ‘슈퍼예산’ 심사와 법정기한 내 처리 여부를 두고 격렬한 공방을 예고했다. 국회는 향후 본격적 예산심사에 착수해 정부와 여야의 정면 충돌에 따른 민생·경제·정국 전반 파장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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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대통령#ai투자#슈퍼예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