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인원·5언더 환희”…유해란, 포틀랜드 행진→마침내 시즌 2승 도전
환호와 놀람이 교차한 순간, 유해란의 클럽에서 출발한 공은 포틀랜드의 푸른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스탠더드 포틀랜드 클래식 3라운드 16번 홀에서 터진 홀인원. 차분히 이어간 플레이에 극적인 포인트가 더해지며, 갤러리의 응원 소리는 한층 더 커졌다. 5언더파 67타라는 안정적인 결과 역시, 모든 순간의 집중에서 비롯됐다.
유해란은 17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컬럼비아 에지워터 컨트리클럽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홀인원 1개, 버디 5개, 보기 2개로 중간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2라운드 종료 기준 공동 20위에 머물렀던 순위를 공동 7위까지 끌어올렸다. 1번 홀부터 초반 4홀 동안 버디 3개를 몰아치며 페이스를 탔고, 후반에서도 흔들림 없는 경기력이 돋보였다.

16번 파3의 드라마가 이날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177야드 거리에서 5번 아이언으로 날린 티샷은 그린에 안착한 후 굴러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현장의 동료 선수들과 관중 모두 두 눈으로 기적을 확인했다. 유해란 본인 역시 “처음엔 전혀 예상 못했다. 갤러리 환호성이 들린 뒤에야 들어간 걸 알았다”며 놀람과 기쁨을 전했다. 이 기록은 국내를 포함한 개인 통산 세 번째 홀인원이다.
홀인원의 기쁨에 더해 유해란은 5만달러 상당의 차량 구매 부상도 받게 됐다. 신인왕 출신답게 적재적소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다시 한 번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시즌 두 번째 우승과 통산 4승에 도전하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선두는 일본의 이와이 아키에가 18언더파 198타로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으며, 호주의 그레이스 김, 스웨덴의 린 그랜트, 미국의 글린 코르, 그리고 공동 5위에 오른 지나 김과 아디티 아쇼크가 선두권 경쟁에 불을 붙였다. 특히 이와이 치사토와 다케다 리오, 유해란이 나란히 공동 7위에 오르며 쌍둥이 자매의 동반 톱10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렸다.
한편 2라운드 단독 선두였던 이정은은 트리플 보기 등 흐름이 꺾이며 공동 11위로 떨어졌다. 박성현, 이소미는 공동 17위, 고진영, 박금강, 장효준 등 한국 선수들의 추격전도 이어졌다. 관중석과 현장 분위기 모두 선수들의 땀과 집중에 깊이 공감했다.
누적된 기록과 흘러간 시간, 그리고 극적인 한 방. 한 순간의 행운 너머 집중력과 끈기가 만들어내는 골프의 서사는 계속된다. 유해란과 참가 선수들의 시즌을 향한 여정은 이제 마지막 라운드를 남겨두고 있다. 포틀랜드 클래식 최종 라운드는 8월 18일 새벽, 감동의 무대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