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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출석한 임종득, 채상병 사건 윤 대통령 보고·지시 정조준”…특검, 현역 의원 첫 소환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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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출석한 임종득, 채상병 사건 윤 대통령 보고·지시 정조준”…특검, 현역 의원 첫 소환 조사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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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싼 정치적 충돌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이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특별검사팀에 출석하며, 윤석열 대통령 보고와 지시 의혹이 본격 수사 선상에 올랐다. 특검팀이 현역 의원을 소환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종득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 이첩 보류와 기록 회수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따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입건됐지만,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직행했다. 특검팀은 임 의원이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채상병 사건 관련 구체적 지시를 받았는지, 해병대 및 국방부 주요 인사들과 어떤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집중 조사를 예고했다.

특검 관계자인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의 보고 및 지시 사항 전반을 조사할 예정"이라며, "임 의원은 당시 안보실 2차장으로서 휴가 중에도 보고받은 통화 내역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통화 기록만으로 구체적 내용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오늘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고 설명했다.

 

임종득 의원은 육군 소장 출신으로 2022년 8월부터 2023년 9월까지 국가안보실 2차장으로 근무하며 윤 전 대통령의 군사·안보 정책을 보좌했다. 22대 총선에서는 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그는 사건 당시 개인 휴가로 'VIP 격노' 회의에 불참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이 사건을 경찰에 넘긴 날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등과 긴밀히 연락한 정황이 드러났다. 임 의원 측은 자신이 휴가 중이라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 중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임 의원의) 복귀 시점은 파악하고 있지만, 브리핑에서 반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특검팀은 이미 지난달 임 의원 자택과 국회의원 사무실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한편, 채상병 사건 브리핑 취소와 언론 대응에 관여한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 역시 이날 2차 참고인 조사를 위해 특검에 출석했다. 전 대변인은 사건 초동조사 국방부 장관 보고 회의에 참석했고, 이종섭 당시 장관의 지시로 언론 브리핑을 취소한 뒤 대응을 총괄했다. 현장 발언에서 "무엇을 빼라는 지시는 없었다"고 강조했으며, 국방부 내부에 퍼진 '괴문서'에 대해서는 "누가 작성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채상병 사건을 둘러싸고 특검팀은 국방부 회의, 언론 브리핑 취소 배경, 관계자 연락 내역 등 의혹 전반을 정조준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특검의 현역 의원 소환을 기점으로 채상병 사건의 진상 규명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국회는 채상병 순직 사건 책임 소재와 수사 외압 논란을 두고 여야가 치열하게 맞붙었으며, 향후 특검 수사 결과와 관련자 조사에 따라 정국 긴장감은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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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득#특별검사팀#채상병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