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A 500 첫 정상”…페르난데스, DC오픈 칼린스카야 격파→4번째 우승 감격
무더위가 가득한 워싱턴DC의 테니스 코트 위, 관중의 박수와 탄성이 절정에 달했다. 페르난데스가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희의 순간을 만끽했다. 경기 내내 움직임은 집요했고, 결승전 마지막 점수를 따낸 뒤 얼굴엔 다시 한 번 국제무대에 선 선수만의 자부심이 스며들었다.
무바달라 시티DC오픈 여자 단식 결승은 7월 27일 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치러졌다. 세계 랭킹 36위 페르난데스는 39위 안나 칼린스카야를 맞아 첫 세트부터 확실하게 주도권을 움켜쥐었다. 강한 스트로크와 빈틈없는 리턴을 앞세우며, 6-1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첫 세트를 마무리했다. 이어진 두 번째 세트에서도 페르난데스의 흐름은 단단했다. 공격과 안정감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플레이로 6-2 승리를 거두며 세트스코어 2-0, 무실세트로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은 페르난데스에게 여러모로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 통산 네 번째 단식 트로피일 뿐 아니라, WTA 500급 대회에서의 첫 우승 기록이기도 하다. 앞서 세 차례 단식 우승은 모두 WTA 250급 무대에서 이뤄냈던 페르난데스는, 약 1년 9개월 만에 투어 우승컵을 추가하며 성장의 시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DC오픈 1위와 함께 받은 우승 상금은 19만7천570달러, 한화로 약 2억7천만원에 이른다.
칼린스카야는 4강전에서 에마 라두카누를 꺾으며 돌풍을 예고했다. 최근 남자 테니스 세계 1위 신네르와의 교제로도 주목을 받았던 칼린스카야는 생애 첫 투어 우승을 가까이서 바라보았으나, 결승 벽을 넘지는 못했다.
2021년 US오픈에서 준우승을 거둔 뒤 약 3년 만에 다시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페르난데스의 다음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여름 밤의 환호가 아직 진동하는 워싱턴DC, DC오픈은 새로운 강자의 탄생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