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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매판매 6.4% 폭등…부동산 침체 여전→정책 기대감은 미지수”
국제

“중국 소매판매 6.4% 폭등…부동산 침체 여전→정책 기대감은 미지수”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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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열기가 서서히 도시 골목을 적시는 6월, 중국 경제 지표에도 희비가 교차하는 흐름이 드리워졌다. 5월 한 달, 대륙 곳곳의 상점들과 대형 유통가는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5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6.4%나 올랐다. 이는 경제 전문가들의 기대치 5.0%를 크게 뛰어넘으며, 지난 겨울의 기억을 희미하게 만들 만큼 눈에 띄는 성장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여전히 무거운 그림자가 드리운다. 산업생산은 5.8% 증가에 그쳐 로이터 통신이 내다본 5.9% 성장에 살짝 못 미쳤고, 1월부터 5월 사이 고정자산투자는 3.7% 증가로 마감돼 시장이 바라던 수치에 미치지 못했다. 땅에 닿지 않는 회복의 기운 아래, 중국 경제의 양면성이 오롯이 드러난 셈이다. 부동산 개발 투자 역시 10.7%나 줄어, 크고 작은 도시의 건설 현장마다 묵직한 침묵이 깃든다. 5월 신규주택 가격은 전월보다 0.2% 내렸고, 1년 전과 비교하면 3.5% 떨어졌다. 이는 2023년 5월부터 시작된 침체의 상흔이 아직도 깊게 남아 있음을 증명한다.

중국 5월 소매판매 6.4% 급증…산업생산·투자 기대치 하회
중국 5월 소매판매 6.4% 급증…산업생산·투자 기대치 하회

다만 일상 곁의 기운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연간 매출 2천만 위안 이상인 ‘규모 이상’ 기업의 5월 이익은 5.8% 상승했다. 전국 도시 실업률은 5.0%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내렸고, 1~5월 평균 실업률은 5.2%로 잡혔다. 차가운 수치와 달리 사람들의 표정과 일상엔 작지만 확실한 변화가 깃든다.

 

중국 정부와 시진핑 주석의 지도부는 경기정책의 시너지가 시장에 점진적인 안정을 불러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세계 정치·경제의 불안정, 그리고 달아오를 줄 모르는 국내 수요 침체는 여전히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부동산 시장을 살리려 고군분투하는 온갖 부양책도 시간의 검증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과 베이징을 하나의 경제 대륙 안에서 바라보는 국제사회는 여전히 엇갈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소매판매의 반등이 경제 전반의 회복이라는 두터운 담장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그리고 중국이 맞이할 새로운 순환의 시간은 어떤 얼굴로 다가올 것인지, 시계 바늘은 조심스럽게 전진하고 있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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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매판매#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