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행운을 꿈꾸는 토요일 밤”…로또 추첨이 만든 작은 설렘의 풍경
라이프

“행운을 꿈꾸는 토요일 밤”…로또 추첨이 만든 작은 설렘의 풍경

강예은 기자
입력

요즘 토요일 밤이면 텔레비전 앞에 앉아 로또 추첨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혹시나’ 하는 기대에 그쳤지만, 이제는 작은 설렘과 함께 주말의 일상이 됐다.

 

제1190회 로또 당첨번호는 7, 9, 19, 23, 26, 45에 보너스 번호 33. 이날도 누군가는 ‘첫 번째 당첨자’가 되길 소망하며 번호를 불렀고, 집집마다 로또 용지를 펼쳐놓고 자신만의 조용한 의식을 반복했다. SNS에는 “이번 주만큼은 내가 주인공이길” “열심히 산 한 주, 작은 위안을 건다”는 고백들도 넘쳐난다.

제1190회 로또당첨번호
제1190회 로또당첨번호

실제로 2024년 건강보험공단 조사에 따르면, 20대부터 50대까지 남녀 모두 로또 구매 경험률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동행복권의 추첨 현장 역시 매주 평균 수십만 명의 시청자가 생방송으로 지켜볼 정도로, 이젠 하나의 ‘주말 문화’가 됐다. 로또 판매 시간은 평일엔 자유롭게, 추첨일인 토요일엔 오후 8시까지 가능하다. 추첨은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35분,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작은 기대 심리의 일상화’라고 표현한다. 심리상담가 이은경 씨는 “당첨확률이 낮다는 걸 알면서도,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긍정적 상상을 통해 현실의 불안을 잠시 내려놓는다”고 느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한 주 피곤함이 추첨 순간엔 싹 사라진다”, “당첨되면 뭣부터 할까 상상하는 게 의외로 기분 전환이 된다”는 의견부터, “안 되면 어때. 내 번호는 다음 주도 기다린다”며 낙천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까지 다채롭다.

 

로또 용지를 찢는 마지막 순간에도, 누군가는 여전히 다음을 꿈꾼다. 당첨자 발표는 짧은 순간이지만, 그 여운은 일상 속 작은 활력과 위로로 남는다. 행운을 찾는 선택이기에 앞서, 그런 순간을 함께 기다리는 심리가 요즘 삶의 또 다른 풍경이 됐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강예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로또#동행복권#당첨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