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승 본능 터졌다”…문동주, 삼성전 역투→한화 1위 굳히기 행진
첫 번째 이닝부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는 독특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색된 경기 흐름 속 양팀 선발, 헤르손 가라비토와 문동주가 각각 묵직한 존재감을 선보였다. 응집된 관중의 시선은 마운드와 홈플레이트 사이에서 오가며, 각 팀의 명운이 엇갈릴 때마다 한순간의 숨소리조차 조용해졌다.
4회말, 삼성 강민호가 레프트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으로 팽팽하던 균형을 깼다. 하지만 한화는 6회초 2사 1,2루 기회에서 루이스 리베라토가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삼성의 수비 실책까지 겹치며 주자 두 명이 연달아 홈을 밟아 단숨에 흐름을 가져왔다. 활짝 열린 한화 벤치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문동주는 5와 3분의 2이닝 동안 5안타 1실점 4탈삼진으로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직구의 위력과 절묘한 변화구 조합으로 위기를 수차례 넘겼다. 불펜진 역시 박상원, 한승혁, 김서현이 무실점 역투를 펼쳐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8회에는 이진영이 결정적인 적시타로 한화에 1점을 더 보탰다. 비록 한화가 안타 수에서 6-8로 열세였으나, 효율적인 집중력으로 3-1 승리를 완성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2위 LG 트윈스에 1경기 차로 앞선 선두를 유지하게 됐다.
문동주는 삼성전 5연승 기록으로 ‘사자 킬러’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경기 뒤 그는 “팀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싸워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밝히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경기 막판, 한화 팬들의 박수는 필드에서 맞붙은 선수들에게 긴 여운을 남겼다. 한화는 강한 호흡과 결집력으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밤을 완성했다. 두 팀의 2연전 마지막 경기는 27일 같은 구장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