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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0대서 숨고르기”…코스피, 차익 실현에 환율 반등→반도체·2차전지 밀려
경제

“2,630대서 숨고르기”…코스피, 차익 실현에 환율 반등→반도체·2차전지 밀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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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아침, 국내 증시가 2,630선 근방에서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27일 오전 9시 21분, 코스피는 전일 대비 0.33퍼센트 하락한 2,635.67을 나타냈다. 전장의 표정처럼 2,630.29로 출발한 지수는, 전날 내달렸던 급등의 온기를 잠시 내려놓으며 조용한 숨고르기를 드러냈다.

 

주요 변곡점은 외환시장에서 감지되고 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368.0원으로 오름세를 보이며, 이른 시간부터 외국인 투자심리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억 원의 주식을, 기관 투자자는 569억 원의 물량을 던진 반면 개인 투자자는 522억 원 순매수로 대응하고 있다. 한편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11억 원을 사들이며 미세한 균형을 맞추는 모습이다.

코스피 2,630대 약보합…환율 1,368원 반등, 반도체·2차전지 약세
코스피 2,630대 약보합…환율 1,368원 반등, 반도체·2차전지 약세

전일 미국 뉴욕증시가 메모리얼데이로 휴장했던 탓에,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변수는 제한적이었던 아침. 다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럽연합을 향한 50퍼센트 관세 부과를 오는 7월 9일까지 유예한다고 언급했던 전날, 국내 증시는 2퍼센트 넘는 급등을 경험한 바 있다. 이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오늘장의 기조를 결정지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투자자들의 주목이 멈춘 곳에는 또 다른 기다림의 시간이 흐른다. 미국 2년 만기 국채 입찰이 28일 예정돼 있고, 한편으로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29일에 다가오는 만큼 큰 이벤트 전 대기 심리가 팽배하다. 단기적 리스크 회피가 시장 전체를 감싸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가총액을 주도하는 종목들의 흐름에도 작은 단절이 관찰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0.73퍼센트, 0.74퍼센트 하락하며 반도체주 약세를 주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08퍼센트, 포스코홀딩스는 1.04퍼센트 떨어졌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KB금융, 현대차도 하락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12퍼센트 오르고, 현대로템도 1.68퍼센트 상승하며 방산주 특유의 견조함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물산은 3.48퍼센트로 뛰는 등, 일부 업종에선 강세가 잔물결처럼 스며든다.

 

업종별 등락도 색다른 풍경을 그린다. 전기전자와 증권, 전기가스 업종은 조정을 겪고 있지만, 의료정밀과 유통 업종은 반등의 미소를 보탠다.

 

코스닥 지수 또한 미세한 진동 속에 있다. 725.75로 0.07퍼센트 오르며, 개인 투자자가 557억 원 순매수하는 사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56억 원과 77억 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의 강자 알테오젠, 휴젤, 리가켐바이오, 클래시스, 에스엠 등은 소폭 오름세를 지속하며, 반면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HLB, 삼천당제약,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은 이차전지 전선의 조정과 함께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날 후반 장세의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움직임이 확연하다”며, “환율 변동과 미국 2년물 국채 입찰에 대한 경계심리가 오늘 하루 투자 심리를 지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 시장은 과매수의 열기가 가라앉은 뒤, 다시 한 번 흐름을 가다듬는 시간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 국채 입찰, 엔비디아 실적 등 굵직한 이벤트에 이목이 쏠리면서, 투자자와 기업, 그리고 시장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도 섣부른 낙관과 비관을 잠시 내려놓아야 할 시기임을 시사한다. 변동성의 파도가 언제든 다시 크기를 키울 수 있는 만큼, 당분간은 현명한 대기와 냉철한 시장 관찰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오전 장 곳곳에 흐른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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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삼성전자#환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