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전설 각오”…이현중·여준석 결전지 출격→남자농구, 죽음의 조 정조준
결전의 기색이 공항을 지배했다. 대표팀은 환송 인파와 플래시 세례 속에 굳은 표정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지난달 네 차례 평가전에서 연이어 승전보를 울린 국가대표 선수단은, ‘전설’이 되겠다는 각오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를 향해 출국했다.
국가대표 남자 농구 대표팀은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025 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이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조별리그 결전지로 향했다. 이현중과 여준석, 두 해외파를 핵심으로 유기상, 이정현 등 실력파들이 승선했다. 대표팀은 5일부터 17일까지 이어지는 대회 일정에서, 한층 끈끈해진 조직력과 상승세로 선수단에 힘을 실었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컵 본선 A조 편성을 받아, 6일 호주와 치르는 1차전부터 치열한 승부가 예고된다. 호주는 세계 랭킹 7위의 디펜딩 챔피언이며, 레바논 역시 지난 2022년 준우승을 차지한 강호다. 한국은 지난 아시아컵 예선에서 2위를 기록하며 본선 진출에 성공, 53위라는 랭킹을 딛고 호주, 카타르(87위), 레바논(29위)과 ‘죽음의 조’에서 8강 티켓을 노린다.
해외 무대에서 쌓은 경험을 자양분 삼은 이현중(나가사키)과 여준석(시애틀대)은 대표팀 공격의 선봉을 맡는다. 안준호 감독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도전한다. 살아남아 남자 농구의 ‘전설’이 되겠다”며 결연한 포부를 밝혔다. 대표팀은 평가전 4경기에서 일본·카타르를 모두 제압하는 저력을 보이며 본선 무대를 준비했다.
조별리그 후에는 각 조 1위가 바로 8강에 진출하고, 2~3위는 8강 결정전을 통해 진출권을 다툰다. 최근 2022년 대회에서 8강 탈락의 아쉬움을 남긴 바 있는 한국 대표팀은, 그간 쌓아온 경험과 결집된 팀워크로 역전을 꾀한다. ‘와엘 아락지’ ‘오마리 스펠맨’ 등 해외파와 외국선수 힘을 보태며 전력을 끌어올린 레바논, 최근 NBA 출신 브랜던 굿윈이 합류한 카타르와의 맞대결 역시 긴장의 연속이 될 전망이다.
대표팀은 1960년대 이후 매 대회 본선에 꾸준히 나서왔으며, 1969년과 1997년 두 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팬들은 다 함께 이름을 부르며 다시 한 번 기적을 염원하고 있다. 새벽 공항을 수놓은 함성과, 다시 돌아올 때의 당당한 미소를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 대한민국 남자 농구 대표팀의 본선 첫 경기는 6일 호주와의 맞대결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