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0번째 3루타 작렬”…이정후, 샌디에이고전 폭발→내셔널리그 2위 수성
결정적 장면은 7회였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서자, 관중들은 기대의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강하게 휘두른 배트 끝에서 힘차게 날아간 타구는 우익수 뒤편까지 깊숙이 뻗어갔다. 숨가쁘게 3루까지 내달린 이정후는 곧바로 팀 동료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정후는 14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홈경기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투수 닉 피베타의 실투를 정확히 받아쳤다. 이날 나온 3루타는 시즌 10번째로, 내셔널리그 해당 부문 단독 2위로 올라섰다. 타구 속도는 시속 104.2마일, 비거리는 115미터. 일부 구장에서는 홈런으로 기록될 만큼 완성도 높은 장타였다.

앞선 타석에서는 아쉽게 뜬공과 땅볼로 물러났으나, 결정적 순간에 주목받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정후는 후속 타자의 희생플라이 때 득점까지 추가하며 1안타 1득점으로 팀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3타수 1안타 1득점으로 이날을 마감한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57을 유지했다. 그의 기록은 2루타 27개, 홈런 6개이며, 향후 4개의 홈런만 추가하면 2루타, 3루타, 홈런 모두 두 자릿수를 달성하게 된다.
이정후가 기록 경쟁에 진입한 내셔널리그 3루타 부문에서는 애리조나의 코빈 캐럴이 14개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정후는 캐럴에 이어 당당히 단독 2위를 지키고 있다. 3루타 수는 강한 타구에 대한 도전 정신과 주루 본능을 함께 요구하는 수치다.
반면 팀은 쉽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1대 11로 크게 패하며 5연패에 빠졌다. 시즌 성적은 59승 62패로 한 걸음 더 멀어졌다. 반대로 샌디에이고는 69승 52패로 5연승을 달성,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에 올랐다.
경기장에는 답답함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그러나 이정후의 질주는 팬들에게 또 다른 희망의 색을 남겼다. 여름 정점에서 힘차게 달린 청춘의 기록, 그 한 장면이 또 한 번 야구의 계절을 깊게 물들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다음 경기는 현지 팬들과 이정후를 지켜보는 이들에게 묵직한 응원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