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2060년 대구 남구, 아이 없는 놀이터”…저출산, 멈춘 시계→위기의 내일 누가 막을까
푸르른 여름이 잠시 머뭇거리는 놀이터, 아이 대신 노인이 앉은 그 풍경을 ‘PD수첩’은 정면으로 비췄다. 놀이터의 적막과 분만실 창문에 드리운 침묵은, 어느새 모두에게 익숙한 현실로 자리 잡고 있었다. 대구 남구의 한 동네는 이미 2060년의 대한민국을 미리 살아가고 있다.
사라진 아이들의 목소리, 소박했던 일터의 기운도 차츰 바래졌다. 소방 구조의 일상이 격변하고, 분주했던 거리는 정적이 맴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라는 단어가 이제는 생생한 얼굴을 갖고 다가온다. ‘PD수첩’은 통계청과 UN 전망을 조목조목 짚으며 한 사회의 미래가 얼마나 빠르게 바뀔 수 있는지 증명했다. 많은 이들이 유튜브에서 ‘South Korea is Over’라며 던진 불안이, 남구와 같은 곳에서 이미 한숨이 되고 있다.

방송은 2022년 태어난 아인이라는 아이의 하루를 따라가며, 그 어린 눈에 비친 내일의 단면을 보여준다. 연금이 고갈되고 부양 부담이 커진 모습, 텅 빈 도시에 피마저 거래되는 시대. AI 기반 시뮬레이션은 노동, 복지, 국방 등 사회 곳곳의 균열을 예고하며 더욱 깊은 우려를 남겼다.
출산장려금, 지방소멸대응기금 등 20여 년간 흘러들어간 예산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남았는지, 정책의 허점은 현장마다 각인됐다. 단기적 효과만 남기고 풍선효과를 키웠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곧 정책의 상처이자 한계로 읽혔다. ‘PD수첩’은 정책 수혜자부터 집행자,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위기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했다.
서울대와 카이스트 석학의 분석 위에서 미래사회 두 갈래의 시나리오가 제시됐고, 제작진은 시간이 우리 손을 떠나기 전에 어떤 결단과 변화가 필요한지를 거듭 묻는다. 저출산과 고령화, 지역 소멸의 심연을 놓고, 과연 우리는 어느 만큼 준비됐는가. 정든 마을의 공허, 등 뒤에 남은 빈자리, 아무도 묻지 못한 내일이 시청자 마음에 진한 질문을 남겼다.
‘PD수첩’ 수축사회 보고서는 6월 17일 화요일 밤 10시 2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