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데이 프로젝트, 테디 결의와 충격”…혼성의 시간 역행→K팝 판도 바뀔까
새벽 공기를 가르던 음악처럼, 올데이 프로젝트가 K팝 신에 조용한 파문을 던졌다. 첫 등장부터 눈길을 잡아끈 다섯 명은 각기 다른 배경과 사연을 지녔고, 이들의 만남은 무대 위에 새로운 색감을 입혔다. 모든 것이 정해진 듯 보이던 K팝 시장, 이 틀을 깨기 위한 젊은 열정이 ‘혼성’이란 이름 아래 다시 한 번 모였다.
더블랙레이블을 이끄는 테디가 자신만의 색으로 또 하나의 반전을 꾀하고 있다. 애니, 타잔, 베일리, 우찬, 영서로 구성된 올데이 프로젝트는 걸그룹과 보이그룹의 경계가 뚜렷이 그어진 국내 음악 시장에서, 보기 드문 혼성그룹이라는 신호탄을 날리고 있다. 멤버 한 명 한 명을 들여다보면 무대 뒤편의 무게와 기대가 엇갈린다.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외손녀이자 정유경 회장의 딸인 애니의 합류는 데뷔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베일리는 글로벌 K팝 안무를 창작해온 경력을 갖춘 한국계 미국인으로, 국제적 감각을 더한다. 타잔은 모델과 무용가로 이미 다수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매력을 어필했다. 영서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최종 2위에 오르며 크게 주목받았고, 우찬은 힙합 경연 프로그램의 최연소 본선 진출자라는 이력을 자랑한다. 다섯 명의 배경은 어긋나면서도 새로운 조합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실제 티저 영상과 데뷔 싱글 ‘페이머스’의 뮤직비디오 티저는 공개와 동시에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점점 사라져가던 혼성그룹의 명맥을 이으며, 올데이 프로젝트가 이끌 돌풍에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1990~2000년대를 풍미했던 혼성 아이콘들이 하나둘 사라진 후, 코요태와 카드 정도만이 남았고, 그마저 남녀 구성을 활용한 사례는 해외 무대에 집중되는 분위기였다. 이에 따라 이번 등장은 카드 이후 8년 만에 나타난 낯선 조합이 돼버렸다.
혼성그룹이 유독 드문 이유로는 팬덤 구조, 콘셉트 한계, SNS로 대표되는 일상 소비 문화가 꼽힌다. 최근 미야오, 이즈나 등 더블랙레이블의 프로젝트들이 큰 반향을 남기지 못한 점 역시 이번 데뷔의 부담을 더한다. 그럼에도 더블랙레이블은 공식적으로 “창의적 시도”와 “완전히 새로운 혼성그룹”을 약속하며 각오를 다졌다.
아직 증명되지 않은 혼성그룹의 파급력, 대형 음반사의 높은 눈높이와 대중성이라는 벽까지 만만치 않을 전망이지만, 각 멤버의 뚜렷한 개성과 테디 프로듀서의 디렉팅 노하우는 음악 팬들에게 신선함과 설렘을 동시에 안긴다. 이들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정체된 K팝 시장에 새로운 문을 여는 ‘혼성 신호탄’이 될 공산도 크다.
환상과 불안을 나누며 준비해 온 다섯 명의 합주, 그리고 더블랙레이블의 실험적 선언에 업계와 팬들의 시계는 다시 혼성이라는 단어 앞에 멈췄다. 변화를 원하는 움직임이 거세지는 가운데, 올데이 프로젝트가 열어갈 다음 페이지에 시선이 쏠린다. 이들이 K팝의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낼지는 오는 23일 발매되는 데뷔 싱글을 통해 본격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