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이 한국어 통역까지”…애플, 실시간 번역 확대 → AI 오디오 혁신 신호
애플이 에어팟 등 무선 오디오 기기 중심의 실시간 통번역 기술을 국내외 시장에 확대 적용하기로 밝혔다. 에어팟 프로3, 에어팟 프로2, 에어팟4 등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모델에서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등 주요 아시아 언어의 실시간 번역을 베타 버전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능 확장이 AI 오디오 기술의 새로운 혁신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본다.
애플은 4일 공식 발표를 통해, 에어팟과 아이폰의 전화·페이스타임 앱에서 실시간 번역 기능의 지원 언어를 한국어 등으로 대폭 늘린다고 밝혔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외국인과 대화할 때 상대방의 답변이 에어팟을 통해 자동으로 선호 언어로 통역되는 구조다. 대화 상대는 에어팟 없이도 아이폰 화면 자막으로 실시간 번역 결과를 볼 수 있어, 오프라인 상황에서도 자연스러운 언어 소통을 구현한다.

기술적으로는 애플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이 외부 잡음을 줄이고, 상대 음성 및 번역 내용을 명확하게 분리해주도록 설계됐다. 기존 자동 통역 앱이나 마이크 기반 번역 서비스 대비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제어가 강화됐다. 메시지 앱에서는 텍스트 입력 시 자동 번역과 실시간 전달이 이뤄지고, 전화 통화나 페이스타임 영상통화에서도 번역된 음성과 자막이 자연스럽게 연동된다. 특히 이번 실시간 번역은 온디바이스 AI 처리 방식으로 이뤄져 대화 내용의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실질적으로 낮췄다는 평가다.
글로벌 오디오 기기 업체 중 스마트 이어폰과 메신저·통화 플랫폼을 결합해 실시간 번역 범위를 확대한 사례는 애플이 선도적이다. 구글의 픽셀버즈 등 일부 경쟁 기기도 지원 중이지만, 한국어와 같은 로컬 언어까지 시스템 전반에서 연동되는 사례는 제한적이었다. 미국, 일본, 중국 내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개인정보 규제 환경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기술 구현도 경쟁사 대비 차별점으로 꼽힌다.
실시간 음성 번역 분야는 프라이버시 보호와 번역 정확도, 하드웨어 성능의 3박자가 맞아야 대규모 상용화가 가능하다. 애플은 모든 번역 과정을 클라우드 서버가 아닌 자체 기기 내 프로세서에서 처리하는 전략으로, 사용자의 사적 대화 보안과 속도를 모두 강화했다. 이 방식은 최근 강화되는 EU 개인정보보호법(GDPR) 등에도 법적 충돌 여지가 적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오디오 단말 중심의 AI 실시간 번역 기술이 언어 장벽 해소를 넘어 글로벌 원격근무, 국제 비즈니스, 여행 등에서 실질적 수요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본다. 한 국내 IT 정책 연구자는 “에어팟의 실시간 번역 확대는 AI 오디오 시장의 경쟁구도에 직접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며 “향후 삼성, 구글 등도 디바이스-서비스 결합형 통번역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대중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