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 공수처 근간 못 흔든다”…오동운 처장, 직무유기 혐의 ‘정면돌파’ 선언

정치권을 흔드는 특검 수사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충돌이 본격화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오동운이 직무유기 혐의로 특검팀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내부 결속을 다지는 메시지와 강경 대응 방침을 잇달아 밝혔다.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관련 수사 외압·은폐 의혹을 파헤치는 가운데, 공수처 수뇌부와 특별수사팀의 대립이 정국을 흔들고 있다.

오동운 처장은 20일, 전 공수처 수사2부장 위증 혐의 수사와 관련해 자신 등 공수처 수뇌부가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됐다는 보도가 확산되자, 이날 즉시 전 직원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오 처장은 “최근 언론에 보도된 저와 차장 관련된 수사 소식으로 여러분이 많이 놀라고 불안했을 걸 잘 알고 있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이어 “처장으로서 이런 상황을 겪게 해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취임 초기에 공수처의 정당한 수사 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일로, 법적 절차를 통해 충분히 해명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공수처의 명예와 정당성을 지키기 위해 흔들림 없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동운 처장은 “우리는 지난 세월 동안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공수처를 성장시켜왔고 이번 일 역시 하나의 고비일 뿐"이라고 말하며 “저는 이 문제를 법과 절차에 따라 정면 돌파하겠다. 동시에 이를 공수처 발전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관련 수사 외압과 은폐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최근 위증 혐의 수사 과정에서 오동운 공수처장, 이재승 차장, 박석일 전 수사3부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특검팀은 지난해 공수처가 송창진 전 수사2부장 고발 건을 대검찰청에 통보하지 않는 등 위법행위를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법적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송창진 전 수사2부장은 지난해 국회에서 “해병대 수사 외압 건에 이종호 전 블랙인베스트 대표가 연루된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 의해 위증 혐의로 고발당했다. 송 전 부장은 공수처 임용 이전에 이종호 전 대표의 변호인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어 논란이 증폭됐다.

정치권에서는 공수처와 특검의 충돌 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사법기관의 신뢰와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확산되면서, 향후 수사 결과가 정치권은 물론 국민 여론에도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