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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방산 협력 가속”…이재명, UAE서 경제인 회동 후 아크부대 방문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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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UAE 경제 협력 구상이 AI와 방산을 매개로 다시 맞붙었다. 아랍에미리트 국빈 방문 이틀째를 맞은 이재명 대통령이 재계 수장들과 함께 경제 협력 확대 메시지를 내면서, 한편으로는 아크부대를 찾아 안보 동맹의 상징도 부각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현지시간 오전 아부다비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리는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했다. 전날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경제인들과 마주 앉아 양국 간 경제 협력 촉진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방위산업, 에너지, 문화예술, 첨단기술 등으로 협력 분야를 넓히자는 입장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전략 프로젝트가 실제 기업 간 계약과 투자로 이어지도록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 등 주요 그룹 총수와 경영진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와 기업이 한 테이블에 모여 구체적인 사업 협력 모델을 조율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특히 초기 투자금액이 2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 사업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한국의 참여가 전날 발표된 만큼, 이날 논의에서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등 세부 분야별 역할과 투자 구조를 구체화하는 방안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뒤따랐다.

 

UAE가 강점을 보이는 에너지 자본과 한국이 보유한 반도체·ICT 기술이 결합할 경우 중동 지역 AI 허브 구축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다만 사업 규모와 기간이 방대한 만큼, 재원 조달 방식과 리스크 분담 구조에 대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제 일정에 이어 오후에는 아부다비 인근에 주둔한 아크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아크부대는 2011년 파병된 이후 한국과 UAE 간 연합훈련과 군사 교류를 담당해 온 부대로, 양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상징하는 핵심 군사 협력 채널로 꼽힌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아크부대 방문을 통해 중동 평화와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파병 장병들의 사기 진작과 안전한 임무 수행을 당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군 관계자들도 한·UAE 방산 협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교육·훈련 협력 역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아크부대 방문을 끝으로 2박 3일간의 아랍에미리트 국빈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후 곧바로 카이로로 이동해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인프라 건설과 신재생에너지, 방산 수출 등 추가 협력 의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과 아크부대 방문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중동 순방은 경제와 안보를 아우르는 양축 외교의 성격을 한층 뚜렷이 했다. 정부는 UAE와의 후속 협의 결과를 토대로 구체 사업을 발굴하는 한편, 이집트와의 정상외교 성과도 연계해 중동 지역에서의 경제·안보 협력 네트워크를 넓혀갈 방침이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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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재용#정의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