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 침체에도 수익성 견조”…LG헬로비전, 3분기 영업이익 172% 급증
방송·통신 업계 전반이 구조적 침체에 빠진 가운데, LG헬로비전이 2023년 3분기에 두드러진 영업실적 개선을 이뤘다. 회사는 영업이익 89억7700만원을 기록, 작년 동기 대비 172.8%나 증가시켰다. 같은 기간 매출은 소폭 줄었으나, 비용 구조 효율화와 고정비 부담 완화 덕분에 수익성 면에서는 명확한 전환점을 맞았다. 업계는 이번 실적 개선을 "방송·통신 시장 불황 속 생존전략의 본보기"로 본다.
LG헬로비전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2023년 3분기 매출액 2984억8300만원, 당기순이익 20억100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7%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8.3% 소폭 줄었다. 매출 감소는 일회성 교육청 단말 사업이 제외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 유무형자산 손상차손 인식에 따라 감가상각비 부담이 줄고, 비용 집행의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 것이 주효했다.

기술적으로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재배치가 실적 개선의 결정적 기반이 됐다. 방송(1227억원)·통신(342억원)·알뜰폰(MVNO, 388억원)·지역 기반 미디어 및 B2B(528억원)·렌탈(495억원) 등 핵심 사업별 실적 분산을 통한 리스크 헷지가 이뤄졌다. 렌탈 부문은 계절 가전 수요, 특히 여름철 에어컨·공기청정기 등 생활 가전 중심 매출 신장이 실적을 견인했고, 알뜰폰은 직영몰 강화와 요금제 다양화로 자급제 트렌드 대응에 속도를 냈다.
LG헬로비전은 방송 시장에서 전통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비용 절감 위주의 경영과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더라이프' 채널 콘텐츠 확장, 지역 밀착형 프로그램 강화, 유튜브 연계 등 디지털 전환 노력이 부각됐다. 이를 통해 시청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한편, 미디어 사업의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힘을 쓰고 있다.
글로벌 선진 사례와 달리 국내 방송·통신 업계는 구조조정·플랫폼 변화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통합 미디어 플랫폼 등으로 수익원 다변화가 이미 진행 중이지만, LG헬로비전은 방송과 ICT 융합, 렌탈·알뜰폰 등 신사업 확장으로 대응력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정부 역시 미디어 산업 규제 개선과 지역기반 방송 활성화, 알뜰폰 경쟁 유도 등 관련 정책을 꾸준히 추진 중이다. 하지만 시장 내 단가경쟁, 신규사업 리스크, OTT 공룡과의 경쟁 등 남은 숙제도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비용 효율화뿐만 아니라, 기술혁신과 차별화된 서비스,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향후 지속성장 여부를 가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민형 LG헬로비전 상무는 "핵심 사업 중심의 운영 내실화와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LG헬로비전의 실적 개선이 시장 전환기의 기업 생존모델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