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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 경고에 요동치는 금융시장”…공공부채 위기, 부채 디폴트 공포 확산→신흥국 재정불안 현실화되나
국제

“BIS 경고에 요동치는 금융시장”…공공부채 위기, 부채 디폴트 공포 확산→신흥국 재정불안 현실화되나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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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초여름, 도쿄의 회색 하늘 아래 세계 금융의 시계추가 분주히 흔들리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무겁게 울린 경고음은 각국 시장에 한기를 불어넣는다. 카르스텐스 BIS 사무총장이 일본은행 콘퍼런스 연설석에 선 순간, 그의 목소리는 전 세계 금융관계자들의 귓가에 깊은 우려를 남겼다. 낮은 금리 시대가 저물고, 대규모 적자와 불어난 공공부채의 실루엣이 글로벌 금융 지형 위에 짙게 드리워져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은 초저금리의 달콤한 마취제에 의지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재정의 건전성을 잠시 잊고 있었다. 그러나 2025년의 시장은 더 이상 오래된 속임수를 용납하지 않았다. 금리의 속박에 묶인 채,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경제 대국들마저도 재정 경로의 한계에 다다랐으며, 신흥국은 이미 디폴트라는 절벽 끝에 다가서고 있다.

BIS “공공부채 증가 지속 불가”…금리 상승에 신흥국 재정불안 경고
BIS “공공부채 증가 지속 불가”…금리 상승에 신흥국 재정불안 경고

BIS는 깊은 목소리로 경계의 메시지를 전했다. 금리 상승기에는 재정 불안정성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공공부채가 지금의 속도로 팽창할 경우, 글로벌 금융 시스템은 균열을 맞게 되고, 통화의 안녕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부채 부담 증가는 인플레이션의 재발, 환율의 급변과 같은 파도를 예고한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지금 곡예를 그만두고, 다가올 폭풍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고령화의 그림자, 기후변화라는 난제, 국방비의 가파른 인상 등 복합적 요인이 재정지출을 부추기는 가운데, 각국의 정책 투명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대한 시점에 놓였다.

 

통화정책 역시 녹록지 않다. 중앙은행이 단기간 내 인플레이션을 제압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세계 경제는 복합적 외부 요인의 조류에 휩쓸릴 준비가 돼 있는 듯 보인다. 각국 정부와 시장은 더욱 혹독한 재정규율과 신뢰 구축을 향한 시험대에 올랐다.

 

아직 모든 문이 닫힌 것은 아니다. 하지만 BIS의 경고음이 오래도록 맴도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초조함과 긴장의 리듬에 휩싸여 있다. 공공부채의 늪에 발을 담근 세계가, 스스로의 이정표를 다시 세울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이들의 눈길이 점점 무거워진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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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카르스텐스#공공부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