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내내 흔들림 없었다”…박성현, 제주서 재도전 의지→LPGA 향해 출국
제주도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에서 나흘간 이어진 경기 내내, 박성현의 표정은 이전과 달랐다. 흔들림 없는 플레이와 차분한 샷, 무엇보다 오랜만에 살아난 퍼팅 감각이 그에게 새로운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마지막 라운드까지 연속 언더파를 기록하며, 박성현은 묵묵하게 자신의 재도전 의지를 증명해냈다.
박성현은 8월 10일 열린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의 쾌조 성적으로 합계 14언더파 274타, 공동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2022년 하이트 진로 챔피언십 3위 이후 약 2년 만에 기록한 개인 최고 성적이다. 무엇보다 4일간 모두 언더파를 적어낸 것은 오랜 슬럼프를 겪은 그에게 특별한 기록으로 남았다.

한때 세계랭킹 1위, LPGA와 KLPGA를 누빈 정상의 골퍼였던 박성현은 2020년 이후 슬럼프와 부상, 병가로 수차례 위기를 맞았다. 올 시즌 미국 무대에서도 최근 11개 대회에서 단 두 번만 컷을 통과하는 등 깊은 부진에 시달렸다. 하지만 국내 복귀 무대가 된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박성현은 달라진 면모를 드러냈다.
박성현은 “나흘 경기 동안 힘든 줄 몰랐다”, “언더파 스코어를 꾸준히 냈다는 점에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달 전부터 되찾은 퍼팅 감각이 이어졌고, 샷의 안정감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두려움 없이 쳤다.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크다”는 직접적인 말에서 변화의 조짐이 읽혔다.
이제 박성현의 시선은 다시 미국으로 향한다. 11일 출국해 15일 시작하는 LPGA 포틀랜드 클래식, 이어 CPKC 위민스 오픈과 FM 챔피언십까지 숨 가쁜 일정이 기다린다. 박성현이 노리는 것은 10월 이후 열릴 아시안 스윙의 출전권 획득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CME 랭킹 147위를 80위 이내로 끌어올려야 하며, 박성현은 “어쩌면 우승이 필요하겠지만 부담 없이 끝까지 해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팬들의 뜨거운 응원도 박성현에게 특별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는 “한국 무대에 올 때마다 힘을 얻는다”, “팬들의 응원에 행복했다”며 진심을 전했다. 박성현은 미국 투어에서 다시 한번 자신만의 싸움을 이어갈 예정이다.
감정과 기록이 교차하는 그린 위, 박성현은 다시 출발선에 섰다. 흔들렸던 지난 시간은 순간의 지나침이었을 뿐, 박성현은 끝내 자신에게 맞는 샷을 찾아내려 한다. LPGA 투어 복귀전은 8월 15일 개막하는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