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69조 원 인수에 주가 14% 급락”…킴벌리클라크, 켄뷰 합병 발표 파장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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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 4일, 미국(USA)에서 생활용품 대기업 킴벌리클라크(Kimberly-Clark)가 헬스케어 업체 켄뷰(Kenvue)를 487억 달러(약 69조9천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대형 인수합병 소식이 전해지자 킴벌리클라크 주가는 14.57% 하락하며 25년 만에 최대폭으로 급락했고, 피인수기업 켄뷰 주가는 12.32% 급등하며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이번 인수는 최근 타이레놀 안전성 논란 등 각종 정치·법적 리스크가 집중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킴벌리클라크는 현금과 주식 결합 방식으로 켄뷰 지분을 주당 21.01달러, 총 4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켄뷰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6% 프리미엄을 반영한 조건이다. 부채를 포함한 총 인수액은 487억 달러로, 2024년 들어 최대 규모 글로벌 M&A 중 하나로 평가된다. 합병법인은 연 매출 320억 달러에 국민 생활용품 브랜드 ‘크리넥스’, ‘하기스’, ‘뉴트로지나’, ‘타이레놀’, ‘리스테린’ 등 10억 달러 이상 매출 브랜드를 10개 이상 보유하게 된다. 경영은 마이크 슈 킴벌리클라크 CEO가 맡는다.

‘킴벌리클라크’ 69조 원 규모 ‘켄뷰’ 인수…25년 만에 주가 최대폭 하락
‘킴벌리클라크’ 69조 원 규모 ‘켄뷰’ 인수…25년 만에 주가 최대폭 하락

이번 합병은 킴벌리클라크의 성장 정체 해소와 프로터앤드갬블(P&G) 등 경쟁사와의 격차를 줄이려는 전략적 결단으로 해석된다. 헬스케어·소비자 건강제품 분야의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거래 조건이 공격적인 반면, 인수 이후 통합 비용과 이슈 대응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단기적 리스크가 집중적으로 반영됐다고 본다. 켄뷰의 주요 주주들은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 속에서 지분 매각 등 구조조정 요구가 이어져 왔다.

 

그러나 대형 인수에도 불구하고, 타이레놀 유해성 논란과 집단 소송 위험이 인수 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과거 타이레놀의 유효성분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고, 실제 해당 사안과 존슨즈베이비파우더 활석 성분 논란을 둘러싼 소송이 현재진행형이어서 켄뷰 3분기 매출 부진과 주가 약세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따른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법적·정치적 위험이 통합법인에 전가될 소지를 강조했다.

 

헬스케어 업계와 금융 전문가들은 킴벌리클라크의 인수가 글로벌 소비자 건강 시장 내 지배력 확대를 예고한다고 평가하면서도, 소송 리스크와 경영 불확실성 관리가 성공의 전제조건이라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등은 “단기적으로 법적 분쟁이 합병 시너지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신중론을 덧붙였다.

 

킴벌리클라크와 켄뷰는 내년 하반기까지 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주가 변동성과 진행 중인 소송 리스크, 장기적으로는 합병 효과와 글로벌 경쟁 구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조치가 국제 소비재 시장과 글로벌 M&A 흐름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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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벌리클라크#켄뷰#타이레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