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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위에서 고등어를 잡다”…송도해수욕장 가득 메운 부산고등어축제의 생동감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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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바다의 활기가 그리운 이들이 송도해수욕장으로 향한다. 고등어 축제라면 한때 어민들만의 자리라 여겨졌지만, 이제는 삶에 쉼표를 더하는 모두의 일상이 됐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손끝으로 느끼는 고등어의 힘, 노을 아래 울려퍼지는 음악 소리가 어느새 마음을 채운다.

 

부산광역시 서구 송도해수욕장에선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부산고등어축제’가 열린다. 이곳은 단순히 수산물을 맛보는 자리를 넘어, 해양생태의 생명력과 지역문화의 정겨움이 동시에 어우러지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실제로 부산은 전국 고등어 생산량과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고등어의 도시’라 불릴 만큼 특별하다. 축제 또한 대형선망수협, 부산공동어시장 등 현장 주체의 활기가 그 깊이를 더한다.

고등어 먹거리부터 해양체험까지…‘부산고등어축제’ 부산 송도해수욕장에서 연다
고등어 먹거리부터 해양체험까지…‘부산고등어축제’ 부산 송도해수욕장에서 연다

가장 인기 높은 ‘맨손 고등어 잡기 대회’부터, 카약을 직접 타는 고등어 찾기,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기는 종이배 경주, 고등어 경매나 부산공동어시장 현장 체험까지, 축제는 바다 위의 역동성을 오롯이 재현한다. 고등어로 만든 퓨전요리, 거리의 춤과 음악, 아이들을 위한 고등어 아트존 등 삶의 다양한 모습이 한데 모이는 것도 특징이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해산물 축제를 방문하는 가족과 청년층 비율이 꾸준히 늘고, 시장의 수산물 직거래와 플리마켓도 지역민의 실생활에 녹아드는 모습이다. 지역 예술인과 청년 DJ, 합창단까지 합류한 무대가 마련돼 동네 전체가 축제의 일부가 된다.

 

전문가들은 ‘먹는 경험과 체험의 결합’이 현대 축제의 본질이라 부른다. 해양문화연구자 김정숙 씨는 “수산물이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일상의 기쁨, 지역연대감을 끌어내는 매개로 바뀌고 있다”고 느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맨손으로 고등어를 잡는 스릴을 꼭 느껴보고 싶다”, “아이와 함께 바다를 가까이 할 수 있어 소중하다”, “고등어를 먹으며 듣는 바닷가 음악이 일상에 큰 힘이 된다”는 응원이 이어진다. 그만큼 부산고등어축제는 개인의 소확행, 가족의 추억, 도시의 활기를 동시에 안겨주는 특별한 경험이 됐다.

 

고등어를 직접 잡아보는 생동감, 낯선 이들과 한줄기 리듬을 같이 타는 해변의 저녁, 그리고 송도만의 푸근한 분위기는 마치 작은 기적처럼 남는다. 축제의 춤과 음악, 먹거리와 체험은 단지 이벤트가 아니라 바다와 나, 도시와 지역민이 하나가 되는 ‘삶의 리듬’이 돼간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부산고등어축제는 바다가 건네는 환대와 함께, 누구나 일상에서 꿈꿀 수 있는 작은 즐거움을 선물한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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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등어축제#송도해수욕장#고등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