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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억 전환사채 미상환…왓챠, 존속 위기와 투자자 불안 확산
경제

490억 전환사채 미상환…왓챠, 존속 위기와 투자자 불안 확산

배진호 기자
입력

디지털 세상의 무수한 밤을 밝히던 왓챠의 스크린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2024년 11월 만기가 도래하는 49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앞두고, 왓챠는 상환 차질이 현실화하는 상황에 놓였다. 신한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표명하며, 회사의 존속 가능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개된 2023년 왓챠의 실적은, 매출 33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83% 후퇴했다. 한 해 동안 쌓인 영업손실은 18억4,600만 원, 당기순손실은 82억9,600만 원에 달했다. 무엇보다 2023년 말 기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907억 원 초과했다. 재무 환경의 악화는 날카롭게 선명했다.

왓챠, 490억 전환사채 상환 차질…감사의견 거절에 존속 불확실성
왓챠, 490억 전환사채 상환 차질…감사의견 거절에 존속 불확실성

왓챠는 2021년 벤처캐피털과 투자자로부터 490억 원 전환사채 투자를 이끌어냈지만, 글로벌 OTT의 거센 파도 앞에서 과감한 콘텐츠 투자에 나섰다. 그러나 인수합병 시도마저 결실을 맺지 못했고, 사업 구조조정과 자회사 매각 등에 몸을 낮췄다. 이러한 노력 끝에 적자는 2023년 221억 원에서 지난해 20억 원 선까지 줄었으나, 채권자와의 만기 연장 협상은 벽에 부딪혔다.

 

신한회계법인은 보고서를 통해 "만기 연장 계약 체결 없이 원리금 상환이 지연되고 있어,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이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시선은 왓챠의 재무구조 개선과 추가 투자 유치 가능성에 쏠린다.

 

왓챠는 “투자자와의 연장 협의가 지속되고 있으며, 추가적인 투자 유치도 적극적으로 도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23년 월 단위 손익분기점을 이미 넘어선 만큼, 올해에는 분기 또는 반기 단위 BEP 달성도 가시권”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숏폼 영상 ‘숏챠’의 글로벌 론칭 등으로 서비스 확장과 매출원 다각화의 돌파구를 찾고자 한다.

 

그러나 연내 전환사채 상환 혹은 추가 자금 유치가 좌우할 왓챠의 운명은 여전히 안개 속에 머문다. 시장과 투자자의 묵직한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디지털 시대 문화 산업의 불확실성은 자본과 신뢰의 정교한 균형 위에 서 있다. 기업과 투자자, 그리고 이용자 모두는 바람이 잠잠해지기를, 다시 밝은 스크린에 이야기가 펼쳐지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관망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왓챠와 투자자가 만들어낼 협상 테이블의 결과와,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의 여부다. 남은 시간 동안 시장은 왓챠의 행보와 더불어 IT·콘텐츠 시장의 변화, 그리고 전환사채 투자환경의 흐름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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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전환사채#신한회계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