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서 결혼식·방송 논란 격돌”…최민희-국회 과방위, KBS 사장 공방 확산

여야가 국정감사장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위원장과 관련된 각종 사안으로 강하게 충돌했다. 최 위원장의 자녀 결혼식 및 MBC 보도본부장 퇴장 논란, KBS 사장 사퇴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이 국회에서 정면 충돌의 양상으로 치달았다.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KBS, EBS를 상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최민희 위원장 관련 논란을 집중 거론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은 "국감의 본질을 벗어났다"고 맞서며 방어에 나섰다.

이날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국회사무처 시스템에서 최민희 위원장 명의 계정으로 결혼식장 예약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들며, "딸이 다 알아서 준비했다는 해명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위원장의 일련의 행동은 권력에 취한 독재자의 모습"이라며 즉각 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 김장겸 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 직원이 최민희 위원장 측 의원실로부터 결혼식 축하 화환 요청을 받았다는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발언을 근거로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국회의원실이 캄보디아 피싱 조직과 다를 게 무엇이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민희 위원장은 직접 결혼식장 예약이 자신의 계정으로 이뤄진 점을 인정하면서도, "엄마가 결혼하는 딸에게 계정을 주고 맡긴 것이 문제냐"고 반박했다. 또한, 위원장실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화환을 요청한 적이 없으며, 관련 증인을 제시해 달라고 촉구했다.

박충권 의원은 최 위원장이 비공개 회의에서 MBC 보도본부장에게 퇴장 조치를 내린 점을 두고, "상임위원장 권한을 폭압적으로 휘둘렀다"며 언론 편집권 침해를 문제 삼았다. 신성범 의원도 보도 책임자에 대한 질타가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최민희 위원장은 "그날 상황을 잘 모르고 얘기하는 것 같다"며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또 MBC 논란이 권력 개입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성찰해보겠다"고 밝히는 등 신중한 대응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의원들은 국민의힘이 최민희 위원장 개인 논란에 초점을 맞춘 것은 국정감사의 목적과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현 의원은 "이 자리는 위원장에 대한 청문회가 아니다"고 했고, 노종면 의원도 "사적 결혼식을 국감장으로 소환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감장에서는 KBS 박장범 사장에 대한 사퇴 압박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 심기 관리로 사장이 됐다"면서, 신뢰 하락·광고 부진을 KBS 문제로 꼽았다. 이정헌·이훈기 의원, 이해민 의원도 경영 악화 및 편파 보도 책임을 추궁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 등은 범여권의 KBS 사장 사퇴 압박을 "언론장악 시도"라고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충권 의원 역시 "KBS 사장은 임기 보장 공직자로, 법까지 바꿔 내쫓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최민희 위원장 관련 의혹과 박장범 KBS 사장 문제 등을 두고 치열한 여야 공방을 이어갔다. 정치권은 앞으로도 언론 관련 이슈를 중심으로 격렬한 정쟁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