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현, 생선 장수 엄마의 절절함”…속초에서의 겨울 여우조연상 영예→전 세계 영화제 기대감 폭발
박미현이 ‘속초에서의 겨울’로 또 하나의 찬란한 트로피를 자신의 품에 안았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국제 영화제의 수많은 스포트라이트 속, 박미현의 눈빛에는 긴장과 설렘, 그리고 오랜 시간 쌓아온 진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연기가 삶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듯, 그녀의 굵은 목소리와 절제된 감정은 영화제의 무대를 한층 깊이 있는 감동으로 채웠다.
영화 ‘속초에서의 겨울’에서 박미현은 생선 장수로 삶을 버티는 엄마 역을 맡았다. 프랑스인 남자와의 짧은 사랑, 그리고 떠난 뒤 남겨진 홀로의 시간, 그 안에서 껴안은 딸에 대한 책임과 외로움은 박미현만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스크린에 오롯이 새겨졌다. 매서운 바람 속을 걷는 중년 여성의 무게, 소금기 어린 손끝과 굽은 어깨, 순간순간 흔들리는 눈빛은 영화 관계자들은 물론 해외 관객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 영화는 한국계 스위스 작가 엘리자 수아 뒤사팽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여운의 결이 짙은 스토리와 함께 속초 겨울 특유의 냉랭한 아름다움, 그리고 주인공 수하와 프랑스인 숙박객 케랑의 만남을 담았다. 프랑스의 신예 감독 코야 카무라의 세련된 애니메이션 연출이 어우러져, 작품은 감각적인 미장센과 섬세한 감정선의 조화를 이뤄내며 세계 영화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미 전주국제영화제의 모든 회차 티켓이 기록적으로 매진돼 국내 영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는 ‘속초에서의 겨울’은, 토론토를 비롯해 다양한 영화제로부터 연이어 초청장을 받으며 그 흡입력을 입증했다. 이번 여우조연상 수상으로 박미현은 특유의 현실적 연기를 다시 한 번 세계 무대에 각인시켰다.
수상 소감을 통해 박미현은 “한국과 프랑스 영화인들이 함께 만든 이 작품이 저에게 새로운 삶의 의미를 보여줬다. 관객과 현장, 모두가 선물처럼 느껴졌다”고 고백해 현장을 훈훈하게 물들였다.
현재 ‘속초에서의 겨울’은 국제 영화제의 다양성과 깊이를 풍성하게 더하고 있으며, 박미현의 연기 인생 역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추운 겨울, 속초의 바람처럼 차갑고 묵직한 여운을 남긴 이 영화는 앞으로 추가 상영과 해외 무대를 통해 또 어떤 울림을 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