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김병기, 추경 견제와 합의점 모색”…국회 긴장 속 협치 시동→법사위·민생혼재 정국

국회의 긴장과 기대가 교차하는 한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7일 여야 지도부와 교차하며 대화의 문을 두드렸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맞은 검푸른 국회 복도에는 오랫동안 이어진 정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졌지만, 김병기 원내대표의 정중한 방문은 협치를 향한 소박한 희망을 품게 했다. 이날 회동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법안 협상, 법제사법위원장 배분 등 국회의 핵심 현안이 얽혀 있기에 그 무게는 더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가 오랜 정쟁과 대립의 악순환을 반복해 왔지만, 이제는 국민의 뜻을 따르는 정치, 문제를 실제로 풀어내는 정치가 필요하다”며 국민 삶에 실질적 보탬이 되는 예산이라면 적극 협력하겠다고 시사했다. 하지만 그는 “재원 조달과 집행 투명성, 그리고 정치적 목적이 개입된 추경에 대해서는 분명히 견제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상법, 공직선거법 등 각종 쟁점 법안 역시 국민적 공감대가 없을 시 일방적 집행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첨언했다.

이에 김병기 원내대표는 “정치란 결국 치열한 토론과 합의점 찾기의 연속”임을 강조했다. 그는 “언중유골, 진정성을 갖고 협의하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깊이 새기겠다”며 양당 소통의 상징적 포문을 열었다.

이어 김병기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를 찾아 당선 축하의 뜻을 전하며 여야의 새로운 관계 설정을 예고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여야 각자의 잘못과 책임을 겸허히 인정하고, 22대 국회에서 민생 회복을 위해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국회의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두고 오래된 합의의 관행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 배분 관행 복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으나, 김병기 원내대표는 신속한 민생회복을 위해 속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묘한 긴장감을 연출했다.

이날 예방 이후 김병기 원내대표는 “송언석 원내대표와 일주일에 한 번 회동을 정례화하기로 했다”며 여야 협상이 보다 빈번하고 실질적으로 이뤄질 것을 예고했다.

원내 3당인 조국혁신당 역시 김병기 원내대표를 맞으며 협치의 폭을 넓혔다. 조국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뜻에 따라 대규모 추경 필요성에 공감하며, 민생지원금이 빠르게 집행되길 원한다”고 힘을 실었다. 검찰개혁 등 민감 현안도 두 당의 합의와 병합심사로 진전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협상의 장을 넓혀 교섭단체 정상화, 반헌법행위 조사특위, 5당 협의체 신설까지 폭넓은 논의를 약속했다. 국회 안팎에서는 대화의 시작만큼이나 각 당의 셈법, 추경 처리 속도, 법사위원장 등 핵심 쟁점에서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향후 여야 지도부의 정례 회동과 긴밀한 소통이 실제 민생 현장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국민적 관심과 비판적 시선이 더욱 높아지는 시점이다. 국회는 추경안과 국정 현안을 두고 본격적인 논의와 합의의 여정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