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0 칩 백도어 우려”…중국 소환에 엔비디아( NVIDIA) 주가 하락, 미중 기술갈등 재점화
현지 시각 7월 31일,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엔비디아(NVIDIA) 주가가 1% 가까이 하락했다. 중국(China) 당국이 엔비디아 H20 인공지능(AI) 칩의 ‘백도어’(backdoor) 보안 우려를 공식 제기하고, 관련 설명 및 증명자료를 요구한 조치가 투자심리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번 논란은 미국 정부의 대중 AI 칩 수출 규제 완화 직후에 불거져, 미중 간 핵심 기술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이날 엔비디아를 소환해 H20 칩 내 백도어 존재 여부와 관련한 자료 제출을 명령했다. H20 칩은 2023년 말 미국 정부의 AI 칩 수출 제한 이후 중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전략적 제품으로, 중국 정부는 ‘인터넷안전법’, ‘데이터안전법’ 등 자국 법령을 근거로 해당 칩에 대한 보안성 점검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국영방송 CCTV는 “웨탄(소환)은 기업 대상 경고 및 시정 요구의 일환”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사이버 보안은 엔비디아에 매우 중요한 이슈”라며 “우리 칩에는 외부에서 원격으로 접근하거나 제어할 수 있는 백도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백도어’란 통상 정상적 보안 체계를 우회해 무단으로 접근 가능한 보안 취약점을 의미한다.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이달 초 H20 칩의 대중 수출금지 조치를 해제한 직후 실시됐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메타(Meta) 등 미국 기술주의 견조한 실적과 AI 인프라 투자 기대감으로 시간외 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2% 이상 오르기도 했으나, 보안 논란 여파로 정규장에서는 약세로 전환됐다. 증권업계는 미중 간 기술 패권 다툼 속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콩(Hong Kong) ‘가베칼 드라고노믹스’의 틸리 장 연구원은 “엔비디아 칩이 중국 협상 테이블의 카드가 됐다”며 “중국은 자체 기술 대체 역량에 점차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 기업과 당국은 기술 자립화, 부품·소재 국산화 노력을 가속화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번 사안은 미중 모든 협상에 있어 AI 등 첨단 IT 부문에서의 불확실성 확대를 시사한다. 외신들도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AI 칩 보안 논란으로 미중 기술전쟁이 한 단계 격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의 규제 강화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 환경을 크게 흔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중국의 추가 규제 및 보안 심사 강화 움직임, 그리고 미국과의 전략적 수출 정책 변경 여부가 시장 변동성과 기술업계의 긴장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안이 미중 간 기술 협상은 물론 글로벌 칩 공급망에도 중대 변곡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