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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샤넬백·목걸이, 김건희 전달”…전성배, 법정서 진술 번복 파장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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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로부터 받은 고가의 샤넬 가방과 목걸이 등 선물 수수 의혹을 둘러싸고 대통령실과 특검팀이 격돌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샤넬백 등 금품을 받은 정황에 대해, 김 여사의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전성배(일명 건진법사) 씨가 기존 진술을 번복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전성배 씨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가방을 받았다”며 “김건희 여사에게 해당 물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고 재판 현장에서 전했다.

전성배 씨는 “가방을 받아서 제 처남에게 전달하라고 시켰고, 실제 전달은 당시 코바나컨텐츠 고문이었던 유경옥을 통해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유경옥과는 코바나컨텐츠 고문 시절부터 알던 사이여서, 그를 통해 전하라고 지시했다”고도 덧붙였다. 특검팀이 “실제로 김 여사에게 전달됐느냐”고 묻자 “김 여사가 맞게 전달받았다고 들었다”고 다시 확인했다.

 

이와 함께 전 씨는 당시 샤넬 가방 2개와 고가의 그라프 목걸이를 전달했으며, 김 여사가 가방 2개를 3개와 구두로 바꾼 사실을 물건을 돌려받으면서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 씨는 “김 여사 쪽에서 저에게 연락해 선물을 돌려주겠다고 했고, 올해(2024년) 처남이 유경옥을 통해 받아 집에 보관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특검팀 질의에서, “김 여사가 증인에게 직접 연락해 ‘유경옥을 통해 돌려주겠다’고 했고, 증인의 처남이 받아왔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후 물품은 “비밀리에 보관했다”고 강조했다. 집 압수수색 당시 물건이 발견되지 않은 이유로는 “집이 매우 넓고 복잡해 모든 층을 뒤지지 않으면 찾기 어렵다”고 답했다.

 

특히 전성배 씨는 기존 검찰과 특검 조사에서 “목걸이는 잃어버렸고, 가방도 교환 후 분실했다”고 했던 진술을 법정에서 바꿨다. 이에 21일 특검팀에 그라프 목걸이, 샤넬 가방 3개, 샤넬 구두 1개 등 실물을 제출했다.

 

진술 번복 이유를 묻자, 그는 “재판에서는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맞다. 저도 종교인인데 계속 거짓말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 발언에 여야는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은 증언 신빙성 및 위법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다는 입장을 내놓았고, 야권은 “권력형 로비 정황에 대한 진상 규명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도 고위공직자 가족의 금품수수 행위에 우려가 표출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전성배 씨의 법정 진술 번복과 실물 제출이 향후 김건희 여사 공판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재판부는 추가 증거 및 관련자 신문 일정을 검토 중이며, 정치권에서는 특검팀 수사 방향과 정국 파장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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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배#김건희#유경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