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태원 참사 유족 앞에 진심으로 사과”…이석연, 국민통합사회 다짐하며 책임 강조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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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를 둘러싼 사회적 분노가 식지 않은 가운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이석연 위원장이 직접 유가족을 찾아 머리를 숙였다. 24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별들의 집’ 추모 공간에서 이석연 위원장은 유가족과 면담하며 “159인의 영령과 유가족 앞에 국민통합위원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 위원장이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숙였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사고 직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아내와 함께 시청 분향소를 찾아 소리죽여 흐느꼈다”며 “책임자가 사죄하고 물러날 줄 알았으나 단 한 명도 책임지고 물러난 사람이 없었다. 얼마나 후안무치한 일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장자의 말을 인용해 “사람이 선하지 못한 일을 행해 이름을 드러낼 때 하늘은 반드시 그를 벌한다”고 경계했다.

헌법 제34조 제6항을 언급하며 그는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이태원 참사는 국가 의무를 저버린, 헌법적 책임에 대한 위반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 서울시가 용산구에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상을 수여했다가 취소한 사례에 대해선 “행정 참사이자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이날 정부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따른 경찰 경비 인력 감소, 용산구청의 부실 대응 등 이태원 참사 원인을 지적한 합동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유가족과 국민의 의혹 해소에 다소 도움이 됐다고 판단한다”고 평가했지만, “여전히 이태원 참사의 아픔과 국민적 분노는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는 참사의 실체적 진실을 반드시 밝혀야 하며, 저 역시 유가족과 함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이태원 참사를 국민적 아픔과 사회적 교훈으로 새겨야 국민통합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해진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위원장이 저희 목소리를 들어주려는 의지가 느껴져 실낱같은 희망이 생긴다”며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석연 위원장은 오는 29일 개최되는 이태원 참사 3주기 추모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정치권은 참사 책임과 진상 규명을 두고 첨예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향후 실체적 진실 규명과 유가족 소통 강화 방안을 더욱 검토할 방침이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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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연#이태원참사#국민통합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