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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트 없이 협심증 치료”…고대안산, 약물방출풍선 2000례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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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트 없이 협심증 치료”…고대안산, 약물방출풍선 2000례 달성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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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 질환 치료 분야가 약물방출풍선치료라는 비(非)스텐트 방식의 확산으로 패러다임 전환에 접어들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순환기내과는 협심증 등 관상동맥 질환 치료에서 스텐트를 삽입하지 않는 약물방출풍선치료(CDB) 2000례를 달성했다고 8일 발표했다. 의료현장에서는 이 수치가 국내 최대 규모이자, 스텐트에 따른 부작용 최소화 및 환자 맞춤형 치료 전환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은 7일 미래의학관 리베르타스 라운지에서 2000례 달성을 공식 기념했다. 약물방출풍선치료는 심장혈관 내부를 넓혀주는 특수 풍선(심도자)에 항협착 약물을 코팅해 혈관 벽에 직접 전달한 후, 체내에 이물질이 남지 않는 방식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협심증 치료는 금속망 스텐트를 삽입해 혈관 개통을 유지했는데, 반면 풍선치료는 이물질 부작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특히 약물스텐트 치료의 경우 장기간 이중항혈소판제(혈전 예방제) 복용이 필수지만, 약물방출풍선치료는 복용 기간을 단축하거나, 출혈 위험군에서는 완전 중단도 가능해 고령자·취약 환자 임상에서 실효성이 높다. 10여 년 전부터는 기존에 스텐트를 삽입한 적 없는 신생 협착 병변 치료에도 이 치료법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은 2015년부터 해당 치료법을 적용했으며, 5년 만에 500례를 기록한 뒤 올해 7월 기준 총 2006례를 달성했다. 김선원 교수는 한 명의 시술자로만 1210건을 집도했다. 그는 "스텐트가 표준 치료임엔 변함 없으나, 선제 확장술 후 혈관 상태가 양호하다면 스텐트 없는 약물방출풍선 적용이 새 치료 옵션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치료법은 스텐트와 병용하거나, 스텐트 치료가 곤란한 환자에도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다.

 

글로벌 심혈관 치료 시장에서는 이미 스텐트 부작용 저감 및 환자 맞춤형 비(非)금속 치료 경향이 뚜렷하다. 미국, 독일 등에서는 풍선치료 적용 사례가 다변화되고 있지만, 2000례 이상을 체계적으로 집적·분석한 사례는 국내외에서도 희귀하다.

 

규제 측면에서는 풍선치료용 의료기기별 품목허가, 식약처 임상자료 요구, 장기 액세스 관리 등 추가 검토 과제가 상존한다. 그러나 시술 편의성과 환자 안전성의 동반 향상에 의료계, 규제당국 모두 관심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비(非)스텐트 협심증 치료의 임상 표준화 지속 여부가 국내 심혈관질환 치료 산업의 질적 전환점을 예고한다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성과가 단기적으로 현장 적용 확산, 장기적으로 치료 패러다임의 새 기준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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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안산병원#약물방출풍선치료#협심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