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한 방울로 알츠하이머 판별”…아리바이오·후지레비오, 조기 진단 협력 가속
혈액 기반 진단 기술이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 진료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키고 있다. 바이오 기업 아리바이오는 글로벌 체외진단 기업 후지레비오와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며,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 및 치료 모니터링 기술 개발을 본격화했다고 12일 밝혔다. 업계는 치료와 진단 융합 경쟁의 분기점으로 이번 협업을 주목하고 있다.
후지레비오는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혈액 내 특정 단백질(예: p-Tau·Aβ42/Aβ40) 비율을 측정해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판별하는 ‘루미펄스 G’ 진단법을 최초로 승인받았다. 루미펄스 G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이나 뇌척수액(CSF) 검사에 비해 비용 부담과 신체 침습성을 대폭 줄이면서도 판별 정확성을 확보한 진단 플랫폼이다.

루미펄스 G의 승인과정에는 아리바이오가 진행 중인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 글로벌 임상3상에서 수집된 고품질 혈액·CSF 샘플이 적용됐다. AR1001 임상3상은 현재 13개국 230개 임상센터에서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1535명을 모집해 진행 중이며, 환자 샘플은 진단·바이오마커 개발에 실증적 근거로 제공된다.
특히 이번 전략적 협력 하에 양사는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속도와 치료 반응을 더욱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차세대 바이오마커를 공동 연구·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진단기술과 치료제 임상 데이터의 연결을 통해 환자 맞춤 진료 및 조기 개입 실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혈액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 기술 개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주요 기관이 신경질환 조기 진단의 접근성·정확성 향상에 매진하는 가운데, 아리바이오와 후지레비오 협력이 국내외서 주목받고 있다.
FDA 등 유관 규제당국은 혈액 기반 체외진단 기술에 대한 허가 기준을 점차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데이터 보호와 환자 동의 절차, 진단 정확성 검증 등 임상시험 설계의 윤리적 요구가 높아졌다.
프레드 킴 아리바이오 미국지사장은 “경구용 치료제 개발과 더불어 진단·치료 효과 평가 및 추적 관찰을 위한 혈액 바이오마커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며 “후지레비오와의 협업으로 세계 수준의 진단기술 상용화 기반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이애나 딕슨 후지레비오진단 부사장은 “아리바이오와 긴밀한 협력으로 신경질환 진단기술의 혁신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알츠하이머 등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와 진단의 동시 진화가 환자 삶의 질에 큰 전환을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기술 발전과 임상·윤리 체계의 균형이 산업 내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판단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