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면역치료로 자폐증 도전”…SK바이오팜, 인테론과 공동연구 본격화
신경면역 기반 치료가 중추신경계(CNS) 질환 산업의 패러다임을 뒤바꾸고 있다. SK바이오팜이 미국 바이오텍 인테론과 손잡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나서며, 신경면역학 영역으로 본격적인 연구개발(R&D) 확장 행보를 선언했다. 업계는 이번 협력을 ‘차세대 CNS 혁신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3일 인테론과의 오픈 이노베이션(공동연구개발) 계약 체결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면역세포가 분비하는 신호전달 물질인 인터루킨-17(IL-17)이 뇌 신경세포의 수용체 활성화를 통해 자폐증 증상 완화에 직접 관여하는 신경면역학적 원리에서 착안했다. 양사는 SK바이오팜의 CNS 약물 개발 역량과 인테론이 보유한 신경면역 플랫폼을 융합,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전임상 후보물질 도출을 목표로 한다. 특히 이미 초기 유효물질을 확보해 후보물질 발굴 속도와 성공 가능성 모두 기존 방식 대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기존 자폐 치료제 개발은 증상 조절 위주에 머물렀다. 반면 이번 연구는 신경계와 면역계 간 상호작용에 직접 개입하는 ‘신경면역’ 접근으로 차별성을 확보했다. IL-17 신경경로 조절을 주 타깃으로 삼아, 질환 근원을 겨냥한 혁신적 기전(메커니즘) 개발이 업계 안팎에서 주목받고 있다.
적용 분야 역시 확대가 예상된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해당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자폐증 외 난치성 CNS 질환 및 희귀질환 영역까지 후보군을 넓힐 방침이다. 환자 맞춤형 신약 개발과 조기 개입 치료 가능성에서도 업계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비교에서도 새로운 흐름이다. 미국과 유럽 주요 신경면역 바이오텍들이 자폐 및 뇌질환 치료제로 경쟁적으로 진출 중이지만, SK바이오팜-인테론처럼 IL-17 축에 초점을 맞춘 치료제는 아직 세계적으로 희소하다. 업계는 “신경면역 표적 신약 퍼스트무버(선도자) 경쟁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정책 환경에서는 국내외 허가 기준 변화가 변수다. 아직 신경면역 계열 혁신 치료제의 임상 진입 및 허가에 대한 세부 가이드라인은 정립 초기 단계다. SK바이오팜 측은 “성과 도출시 해당 파이프라인에 대한 독점적 권리 확보”로 글로벌 신약 상용화 진입 관문을 앞서 선점할 계획임을 밝혔다. 향후 국내외 임상·규제 협의 결과가 시장 진입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허준렬 하버드의대 교수 등 세계적 신경면역 전문가들이 직접 인테론 창업을 주도한 점도 업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신경면역은 차세대 성장축”이라며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넥스트 CNS 전략을 가속, 치료 분야와 시장을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질적으로 글로벌 CNS 신약 시장에 안착할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