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군사 충돌 여파에 뉴욕증시 3대 지수 동반 추락”…투자심리 얼어붙으며 변동성↑→원유·방산주는 강세 전환
뉴욕의 여름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으나, 세계 정세의 불안이 이미 금융의 심장을 차갑게 얼리고 있었다. 13일 미국 동부시간 늦은 밤, 뉴욕증권거래소의 전광판은 청색의 파동이 돼 월가를 감싸 안았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769.83포인트, 1.79%나 추락하며 42,197.7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각각 1.13%, 1.30% 하락 폭을 기록했다. 숫자 너머의 시장, 그곳엔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웠다.
무거움의 시작점은 중동이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 거점을 타격하였고, 이어 이란은 보복의 미사일을 대규모로 발사했다. 시장은 아침의 약세를 만회하려 애썼으나, 오후 이란 군사력의 확장 소식과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이스라엘군의 경고에 시장은 또다시 급류로 쓸려갔다. 위험 회피 심리는 삽시간에 만연해졌고, 장중 변동성은 뚜렷하게 확대됐다.

에너지 업종만 홀로 1.72% 올랐다. 지정학 역풍이 원유 공급망을 뒤흔들며 국제 유가는 7% 이상 치솟았고, 장중에는 14%를 넘는 폭등을 연출했다. 금융주는 2% 이상, AI 및 반도체 관련주는 2%대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61% 급락, 엔비디아·브로드컴·TSMC 등 대표주들은 2% 이상 휘청거렸다.
이와 달리, 불안을 자양분 삼은 기업군도 있었다. 록히드마틴은 3.66%, RTX와 노스롭그루만은 3%를 상회하는 상승세로 피난처가 되었고, 에너지 대기업 엑손모빌·셰브런도 각각 2.18%, 0.6%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오라클은 7.69% 오르며 주간 상승률 14%를 넘어 시장의 대조적 풍경을 완성했다.
불확실성은 인플레이션의 그림자도 짙게 드리웠다. 원유 가격 급등은 미국 소비자에게도 예민한 신호였다. 미시간대의 6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60.5로, 5월의 52.2보다 크게 뛰어오르며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그 기쁨은 중동 불안이 뿜어내는 불길 앞에서는 쉽게 퇴색됐다.
CME 페드워치툴에서는 7월 연방준비제도 금리 동결을 77.9%로 전망했다. 치솟는 유가의 인플레이션 영향이 미국 통화정책에도 경계 신호로 자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가 15.5%나 급등한 20.82로 마감된 것은 시장이 제 아무리 조용히 머물고 싶어도 세계사의 격랑이 그 조용함을 허락하지 않으리라는 예고처럼 읽혔다.
마크 말렉 시버트파이낸셜 CIO는 “지정학적 위기가 시장에 추가 부담을 주고 있으며, 유가 급등이 이어질 경우 인플레이션 수치에 곧바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중동의 화약고가 쉽게 봉합되기 어렵다며, 투자자들이 원유 가격과 주요 경제지표, 그리고 미국 금리동향 등 복합적 리스크에 더욱 날을 곤두세워야 함을 경고한다.
강과도 같은 금융시장의 흐름 속에, 이번 뉴욕증시는 한밤의 격류에 휩쓸렸다. 증시는 세계 군사·외교 대치의 생생한 반영이자, 동시에 세계인 모두의 불안한 심리를 비추는 거울임을 다시금 보여준다. 국제사회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지정학적 파고가 잦아들지 않는 한, 시장의 우려와 경계는 당분간 깊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