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3위 도약”…임성재·김시우, 난코스 오크몬트 뚫고→US오픈 첫날 선전
조용한 긴장감이 흐르던 오크몬트의 1번 티잉그라운드. 임성재와 김시우는 차분한 얼굴로 첫 샷을 준비하며 그린 위에 자신만의 흔적을 남길 준비에 들어갔다. 세계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기로 명성 높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 컨트리클럽, 그 현장에 선 두 한국 선수는 결연함과 열정으로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미국프로골프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의 첫날, 임성재와 김시우는 동반 출전해 나란히 2언더파 68타로 공동 3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임성재는 버디 5개, 보기 3개를 기록했고, 김시우는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악명 높은 오크몬트의 함정을 효과적으로 극복했다.

경기 초반, 임성재는 10번 홀에서 시작해 12~14번 홀 연속 버디로 상위권을 재빨리 겨냥했다. 이어 1, 2번 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반면 3, 4번 홀에서 보기로 잠시 흔들렸으나, 남은 홀에서 흔들림 없이 언더파 스코어를 지켜내며, 안정감을 과시했다.
라운드를 마친 임성재는 "오늘 목표는 언더파였는데, 목표를 달성했다. 전반적으로 잘 쳤다"고 소회를 전했다. 김시우 역시 "코스에서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였지만, 큰 기대 없이 임했던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담담히 밝혔다.
이번 대회 전까지 US오픈에서 번번이 컷 탈락의 쓴 경험을 겪었던 두 선수. 하지만 이날 오크몬트의 변수와 바람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한층 성장한 기량을 입증해 보였다. 미국 현지 언론도 두 선수가 무거운 분위기를 뚫으며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린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국 골프는 아직 US오픈 정상 문턱에 서보지 못했다. 2025시즌 첫날부터 임성재와 김시우가 나란히 공동 3위로 기세를 올리며, 아시아 선수의 사상 첫 우승 가능성에도 기대가 쏠렸다.
1라운드 선두는 미국의 J.J. 스펀으로, 4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트리스턴 로런스가 1타 차로 뒤를 이었고,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와 로리 매킬로이는 각각 3오버파, 4오버파로 다소 무거운 출발을 기록했다. 브룩스 켑카 역시 임성재, 김시우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하루 동안 오크몬트에서 언더파 스코어를 잡아낸 선수는 10명에 불과했다.
패트릭 리드는 286야드 3번 우드 샷으로 5번 홀에서 홀을 직접 공략하며 1983년 이후 US오픈 역대 4번째 앨버트로스를 달성했다. 이 기록 역시 현장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임성재와 김시우는 2라운드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골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 선수의 우승, 그리고 US오픈 역사의 한 줄을 쓸 수 있을지 기다림이 깊어진다.
마지막 퍼트를 남긴 그린 위, 숨소리조차 조심스러운 순간이었다. 뜨거운 낮과 깊은 밤의 경계에서 두 선수의 땀방울이 빛을 더했다. US오픈 2라운드는 현지시각 14일, 팬들에게 다시 새로운 새벽을 약속한다. 누군가의 골프 인생에 또 하나의 이정표로 남을 이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