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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아람이, 가슴에 빛이 번지다”…할머니 곁에서 울음 삼킨 장날→희망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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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아람이, 가슴에 빛이 번지다”…할머니 곁에서 울음 삼킨 장날→희망의 약속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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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게 웃던 아람이의 작은 어깨에는 어느새 무거운 하루가 내려앉았다. KBS 1TV ‘동행’이 비춘 열 살 아이와 할머니 양금 씨의 하루는 마당 한쪽에 내려앉은 햇살만큼이나 순수하지만, 동시에 가족을 지키는 고단한 힘이 맺혀 있다. 추석을 앞두고 분주하게 작물을 거두던 아람이는, 지팡이에 의지한 할머니 대신 고구마 줄기를 다듬으며 일상의 무게를 견뎌냈다.  

가족의 희망과 생계가 할머니 양금 씨에게 매달린 현실 속에서 아람이는 마음의 성장을 먼저 이뤘다. 농사일뿐 아니라, 사춘기 언니와 치료를 받고 있는 오빠, 그리고 치매를 앓는 할아버지까지 보살피는 아람이의 하루는 쉴 틈이 없다. 넘어지기 일쑤인 밭일 끝에서도 아람이는 주저앉지 않았고, 가족의 식탁이 무너지지 않게 할머니 곁을 묵묵히 지켰다.  

가장의 책임을 짊어진 제용 씨의 절박함도, 가족을 위한 손길과 맞닿아 있었다. 인력시장 새벽길을 밟으며 찾아드는 죄책감과 알코올의 그림자를 떨쳐내지 못하지만, 자식 앞에서는 다시 한 번 힘을 낸다. 사라지지 않는 가족의 아픔을 견디며, 일을 찾지 못한 날에도 그는 가족의 숨소리에 귀 기울인다.  

장날이 가까울수록 아람이의 마음은 더욱 분주해진다. 허리를 걱정하는 마음에 밭일에 나서고, 장터에 나서는 길에도 할머니를 붙든다. 허기진 미소와 불안한 시선, 모든 순간마다 아람이는 한결같이 할머니의 손을 놓지 않는다. 단순한 하루의 거래가 아닌, 가족과의 연대를 이어주는 장날은 아람이에게 ‘희망’ 그 자체였다.  

서로의 상처를 끌어안은 이 가족은 조금씩 내일을 향해 나아간다. 살아가는 것만으로 누군가의 희망이 되는 저녁, 할머니의 구부러졌던 허리가 펴지고 아버지의 일거리가 생기는 날을 바라보며,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내일을 그린다. KBS 1TV ‘동행’ 제525회는 2025년 9월 27일 토요일 저녁 6시에 방송될 예정으로, 아람이와 양금 씨가 만들어낸 작은 용기와 희망의 이야기를 시청자에게 조심스레 건넨다.

“장날 앞두고 고된 손길”…‘동행’ 아람이, 할머니와의 삶→희망을 일구다
“장날 앞두고 고된 손길”…‘동행’ 아람이, 할머니와의 삶→희망을 일구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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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아람이#양금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