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면, 여론 크게 흔들지 않아”…더불어민주당 내부 논쟁 격화
정치적 공정성 논란이 재점화된 가운데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의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사면 결정이 청년·중도층 이탈과 당 지지율 하락 등 여론 파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정치검찰 피해 회복이라는 긍정적 메시지 역시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더불어민주당은 조 전 대표 사면의 정치적 영향을 놓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전날 사면 결정 직후 박수현 수석대변인 명의로 “정치검찰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과 함께 피해자들도 명예를 되찾는 것이 당연하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정청래 당 대표도 “이재명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특별 사면을 존중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면 당내 일각에서는 여론 악화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전반적으로 사면에 대해 여론은 크게 나쁘지 않다”며 “사면이 결정적으로 지지율이 떨어지는 배경이라 보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윤미향 전 의원 사면과 관련해서도 “너무 과대 포장해서 악마화된 측면이 있으며, 광복절 특사가 오히려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존중과 명예 회복 차원에서 더 적절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도부는 실형을 살았던 조 전 대표의 사면이 공정성 논란 및 ‘대주주 기준’ 논쟁, 이춘석 의원의 주식 차명거래 의혹 등 최근 당 내외 위기와 맞물리며 청년층과 중도층 이탈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사면 건의가 이어지는 동안 명확한 입장 표명을 자제했으며, 결정 직후에도 “지지와 비판의 목소리를 함께 듣겠다”며 여론 변화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사면 효과에 대한 전망이 극명하게 갈렸다. 일부 중진 의원들은 “조 전 대표에 대한 검찰의 과잉 수사 문제도 있으나, 입시 비리는 공정성과 직결된다”면서 이번 조치가 향후 당 지지율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국 전 대표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서는 혁신당과의 관계 설정이 조명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 등 여권 핵심지역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협력 혹은 경쟁 구도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지원 의원은 한 유튜브 출연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두 당의 합당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으며, “통합은 당사자들이 논의할 일”이라는 신중함도 더했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조국혁신당도 같은 동지로 본다”며 “범여권 정상화와 민생 회복을 위해선 양 당의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즉각적인 합당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당내에 우세하다.
이날 조국 전 대표 등 일부 인사 사면 이후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면서, 정치권 전체가 여론 향배에 주목하는 추세다. 앞으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연대 또는 통합이 내년 지방선거와 여권 지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