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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1% 하락·VIX 10% 급등”…트럼프 관세 발언에 뉴욕증시, 투자심리 위축 신호
경제

“나스닥 1% 하락·VIX 10% 급등”…트럼프 관세 발언에 뉴욕증시, 투자심리 위축 신호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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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밤에 번지는 불빛처럼, 불확실성의 기운이 세계 금융시장을 감돌았다. 5월 23일,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유럽연합(EU) 관세 선언을 기점으로 투자심리 위축의 흐름을 탔다.  

 

이날 나스닥종합지수는 1% 하락하며 18,737.21에 안착했다. S&P 500 지수는 0.67% 내린 5,802.83,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역시 0.61% 하락한 41,603.07을 기록했다. 푸른 희망과 붉은 우려가 교차하는 장세였고, CBOE 변동성 지수(VIX)는 9.91% 급등해 22.29에 달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불안의 뿌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정책 발언이었다. “EU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목소리는 그의 트루스소셜 메시지를 통해 시장으로 빠르게 퍼졌다. EU를 ‘미국 착취의 도구’라 지적한 트럼프는 오는 6월 1일까지 협상이 무산될 경우 미국이 고율 관세로 맞서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이 선언은 글로벌 무역 질서의 균열을 의미하며, 투자자들의 손끝에 망설임을 남겼다.  

 

기술주는 찬바람을 맞았다. 테슬라는 0.5% 하락하며 339.34달러로 거래를 마쳤으나, 국내 투자자의 보관금액은 오히려 31조 6,894억원으로 늘었다. 애플은 2.99% 급락해 195.34달러에 마감됐고, 시가총액 역시 3조 달러 선 아래로 내려섰다. 트럼프의 아이폰 생산지 관련 관세 가능성이 무겁게 작용했다.  

 

서학개미의 투자 성향은 여전히 공격적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국주식 50개 상위 종목 보관금액은 125조 478억원으로 전일보다 2조 5,491억원 늘었다. 아이온큐가 순매수 1위를 차지하며 보관금액 4조 5,915억원을 기록했고, 엔비디아도 1.14% 하락하며도 투자자의 보유액은 16조 3,329억원에 달했다. 반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7.57% 내리며 자산 손실의 경고등을 켰다.  

 

ETF 시장에도 흔들림이 번졌다. Direxion Daily TSLA Bull 1.5X Shares ETF는 0.96% 하락했지만 투자금은 3조 8,920억원으로 확대됐다. 기술주 레버리지 상품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와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는 각각 2.91%, 4.72% 하락해 레버리지 투자자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구간이 열렸다.  

 

그러나 변화 속에서도 강세 종목은 존재했다. US스틸은 트럼프의 합병 승인 발언에 21% 폭등했고, 인튜이트 역시 실적 호조로 8.12% 올랐다. 반면, 부즈알렌해밀턴은 정부 수주 둔화 우려에 16% 하락해 등락의 경계에 섰다. 이처럼 종목별 희비가 뚜렷해진 하루였다.  

 

연방준비제도의 매파 발언도 시장에 부담을 더했다. 시카고 연은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금리 인하가 10~16개월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고 밝혔고,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무살렘 총재는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문제에 대한 엄중한 관찰을 언급했다. CME 페드워치툴도 7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을 77.6%로 산출하며, 금리 인하 기대 심리에 쉼표를 찍었다.  

 

이날 시장의 모습을 닮은 건 단순한 수치의 등락이 아니라, 글로벌 무역 질서의 진동과 금리, 실적 변수까지 포괄한 복합적 파동이었다. 투자자들은 다시 한 번 위험 관리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다가올 6월, EU와 미국의 무역 협상 향방과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투자자들에게 큰 화두로 남는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이때, 신중한 포트폴리오 재편과 함께 다변화된 투자 전략 모색이 필요한 시기임을 시장은 은밀히 속삭이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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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테슬라#나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