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빅테크 혼조 속 투자심리 흔들”…미국 뉴욕증시, 고용·물가 변수에 불확실성 확대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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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7일, 미국(USA) 뉴욕증시가 장초반부터 빅테크와 전통 섹터 간 혼조세를 보이며, 고용 및 물가 등 거시경제 변수와 기업 실적 전망이 투자심리를 흔들고 있다. 이번 장세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 이후 첫 공식 고용지표 발표와, 엔비디아 등 빅테크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 불확실성이 다시 높아지는 상황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S&P500과 나스닥종합지수가 소폭 상승하는 반면, 다우존스 지수는 0.6%대 하락세를 기록하며 대형 성장주와 우량 가치주, 중소형주 간 차별화가 두드러졌다. 변동성 지수(VIX)는 20선을 상회하며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반영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강세를 이어가며,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한국(ROK)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환차손 부담도 커져가고 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최근 미국 고용시장은 4개월 연속 둔화 조짐을 보였고, 실업률은 4.3%까지 상승해 연준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목요일로 예정된 신규 고용지표 발표에 집중되는 한편, 연준이 금리 인하를 지속할지 여부 역시 시장 방향성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식료품 등 생활필수품의 관세를 한시 면제하는 등 소비자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지만, 이에 따른 재정 및 정책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월가에서는 이번 주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AI·빅테크 투심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최근 4분기 중 3번이나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냈으나, 일각에서는 ‘AI 붐’에 편승한 고평가 우려와 투자 과열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팔란티어, 아이온큐 등 AI·데이터 인프라 종목들도 단기 실적 가시성과 장기 성장 기대감 사이에서 수급이 엇갈리고 있다. 실제 서학개미들이 즐겨 찾는 테슬라, 엔비디아, 팔란티어 등 주요 종목의 최근 보관금액은 일부 차익실현 흐름 속에서 감소했다.

 

한편, 알파벳A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 등 플랫폼 빅테크 주식들도 기업별 펀더멘털과 뉴스를 타고 등락을 달리했다. 알파벳의 경우 버크셔 해서웨이의 대규모 신규 매수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AI 인프라를 중심으로 상대적 안정성을 보여줬다. 레버리지 ETF, 국채 ETF, 배당주 등 방어적 상품 역시 자금 유입이 늘면서, 서학개미 투자 포트폴리오 내 구조적 분산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동향에서도 미국 증시는 상대적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럽의 경기둔화와 아시아 증시의 성장 우려, 그리고 달러 강세 기조가 맞물리며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여전하다. 뉴욕타임스, CNBC 등 주요 매체들도 현장을 문턱으로 ‘투자자들이 중앙은행 정책과 실적, 그리고 소비동향 사이에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학개미의 미국 증시 투자 보관금액은 10월 초 최고점을 찍은 이후, 11월 들어 일부 조정 국면에 들어섰으나 여전히 200조원이 넘는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최근의 매도 움직임이 구조적 이탈이 아니라, 고점 인식과 변동성 증가에 따른 일시적 비중조정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앞으로 투자자들은 고용지표, 연준의 금리 경로, 그리고 주요 빅테크의 실적 방향성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경기둔화와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단일 종목 쏠림을 피해 방어주와 ETF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이번 불확실성 구간에서 미국 증시가 어떤 방향성으로 수렴할지, 서학개미의 대응 전략 변화와 함께 국제 금융시장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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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엔비디아#서학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