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한반도 대화 역할 키워야”…정동영 장관, EU주한대사에 특사 지명 요청
한반도 평화구상을 둘러싼 외교적 협력 방안을 두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유럽연합(EU) 주한대사가 정면으로 맞섰다. 정동영 장관은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우고 아스투토 신임 EU주한대사와 만나 한반도특사 지정 요청을 공식 제안하며, 남북 간 신뢰 회복과 평화적 환경 조성을 위한 국제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대북정책을 둘러싼 대화 필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양측의 소통 강화 의지가 확인됐다.
정 장관은 접견 자리에서 “한반도를 평화적 환경으로 전환하려면 무엇보다 대화와 협상이 필수”라며 “EU가 한반도특사 지정 등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어 “국제사회와 EU 차원의 동반 협력만이 실질적 진전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우고 아스투토 대사는, “EU 역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소통과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답하며, 정 장관의 제안에 화답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양측이 앞으로도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같은 날 오후, 정동영 장관은 독일 사회민주당의 정책연구기관인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관계자와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반도 문제에 특사를 두고 있는 국가는 중국과 스웨덴뿐”이라며, EU가 지역 안정에 적극 참여할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제기했다. 정 장관은 “EU 차원에서 한반도에 더 깊이 관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외교 현장에 동석한 크리스토퍼 호이저 에버트 재단 한국사무소장은 2일부터 4일까지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와 함께, ‘한국의 주도적 이니셔티브를 위한 국제사회 지원 방안’ 등 주제로 전문가 회의를 개최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 통일부와도 평화로운 한반도를 위한 협업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동영 장관은 참석자들에게 남북 신뢰 회복 관점에서 ‘평화공존’이란 대북·통일정책 기조를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이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증진을 위해선 남북관계 개선뿐 아니라 다자협력과 세계적 석학들의 다양한 제언이 요구된다”며 국제적 네트워크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피터 셈네비 스웨덴 한반도특사, 백학순 김대중학술원 원장, 댄 스미스 전 SIPRI 소장, 페이 수 SIPRI 연구원 등도 국제연구자 간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대화에 힘을 실었다.
정부는 앞으로도 EU 등과의 협의를 이어가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남북 신뢰 회복 및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 행보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