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의 바람을 안은 채”…김대호, 네 얼반이와 빙하 앞 울림→어디로 흐를까
두꺼운 바람이 불어오는 파타고니아의 이방적 풍경 속, 네 얼반이 그리고 김대호의 얼굴에는 여행이 남긴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아르헨티나 현지 식당 앞을 맴도는 박명수, 최다니엘, 이무진의 설렘은 거대한 ‘아사도’ 한 마리 앞에서 마치 멈춘 듯했다. 화면을 채우는 감탄과 두근거림은 시청자에게도 자연스레 전이됐다. 반면, 스튜디오에 앉은 김대호는 그 순간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머금었다. 화면을 뚫고 과거 아르헨티나의 기억 속으로 자신만의 조용한 여행을 떠나는 듯했다.
하지만 낯선 여행에는 언제나 두려움이 겹쳐진다. 어둑한 골목을 따라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안드레스의 안내가 이어지자, 세 얼반이의 유쾌한 질문이 쏟아졌다. “지붕과 벽이 있냐”는 엉뚱한 궁금증에 “재질은 모른다”는 답변이 이어지며 스튜디오에는 긴장과 웃음이 이질적으로 교차했다. 최다니엘은 안드레스의 눈빛을 두고 김대호와 닮았다고 농담 건네 스튜디오 분위기를 풀었다. 다채로운 감정의 파도가 화면을 갈랐다.

여행의 의미는 결국 자연 앞에서 더 또렷하게 다가왔다. 400년 역사의 ‘페리토 모레노 빙하’ 앞에 선 순간, 네 사람은 아무 말 없이 경이로움에 잠겼다. 화면을 통해 전해진 하얀 빙하의 압도적 순간은 시간이 멈춘 듯했던 김대호의 과거 기억과 겹쳤다. “저도 그때 생각이 난다”는 한마디와 함께 김대호의 얼굴에는 묵직한 여운이 감돌았다. “수백만 년 전 빙하 속 공기가 다가온다”는 그의 목소리는 자신의 인생을 되짚는 듯했다.
네 얼반이의 여정은 김대호의 퇴사를 품었던 청춘의 기억과 맞닿으며, 스튜디오와 여행지의 경계는 희미해졌다. 처음 마주한 파타고니아의 차가운 바람과 빙하 앞 경이로움, 혼자서는 맛볼 수 없던 ‘아사도’의 따뜻한 향기에 감정의 파동이 컸다. 서로 다른 이유로 길을 나섰던 이들이 운명처럼 한 여행의 지점을 공유하는 순간, 울림과 여운이 화면과 스튜디오를 가득 채웠다.
여행이 남긴 질문, 그리고 인생의 무게와 순수를 동시에 바라보는 시선이 진하게 전해졌다. 삶의 끝자락에 설 듯한 경계에서 맞닥뜨린 감정의 진폭이 보는 이의 마음에도 번졌다. 김대호와 세 얼반이의 파타고니아 여행기가 어느 길로 이어질지, 긴 호흡의 여운으로 다가온다.
네 얼반이와 김대호의 파타고니아 서사는 5월 27일 화요일 오후 8시 30분 ‘위대한가이드2’를 통해 만날 수 있다.
